[헤럴드경제=정태일(뉴욕)ㆍ민상식(바레험)ㆍ윤현종(교토) 기자]뉴욕 맨해튼 이스트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중식당 미션 차이니즈 푸드.
벨기에 식당은 어반크롭솔루션의 기술을 도입. 식당에서 원하는 식재료를 바로 옆 컨테이너에서 제조. 원예학자들이 분석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각종 식자재를 자동으로 길러 요리에 사용함. 솔루션을 통한 기법으로 사실상 재배가 아닌 제조에 가까워
출입문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상단에 파란색 조명이 비춰지는 장치가 눈에 들어왔다. 장치 안에는 작은 바위 크기 모양의 물체가 7개 놓여 있었다. 이 물체 위에서는 각양각색의 버섯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것은 ‘버섯 미니팜’이다. 중식당에선 이 미니팜에서 버섯을 직접 수확해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요리 재료로 쓰고 있다. 버섯 미니팜을 공급한 업체는 네트워크 미니팜 사업을 하는 스몰홀드다. 스몰홀드는 센서로 버섯재배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버섯 생장 알고리즘을 연구한다. 이 모든 작업은 대도시 뉴욕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벨기에 레스토랑 허이스 반 본터헴의 셰프 데부 디어터가 컨테이너에서 기르는 허브를 살펴보고 있다]
벨기에 소도시 바레험에 위치한 식당 허이스 반 본터헴. 이 식당 앞마당에는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컨테이너 안에서는 붉은 LED조명 아래 녹색식물 10여종이 자라고 있었다. 요리 위에 토핑으로 올려지는 바질, 딜 등 각종 허브다.
이 컨테이너 한 곳에서만 3000명분의 요리에 쓰일 허브가 생산된다. 이 식당은 지난해부터 실내농장 솔루션 업체 어반크롭솔루션스와 계약해 향을 극대화한 허브를 길러내고 있다. 어반크롭솔루션스는 각종 허브에 맞는 기후, 수질 등을 데이터화해 제공한다. 셰프들이 메뉴에 맞는 허브를 주문하면 주입된 데이터대로 정확한 허브가 생산되는 것이다.이쯤되면 허브는 재배가 아니라 사실상 ‘제조’되는 수준이다.
글로벌 곳곳에서 ‘생산-유통-소비’의 식량 패러다임이 뒤집히고 있다.
도시가 최종 소비의 중심인 동시에 생산지가 되면서 이에 따른 유통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또 고도화된 IT기술로 기후변수를 완벽히 극복하고 원하는 맛과 수량까지 자체적으로 조절하면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며 재고 부담도 낮추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물결은 특히 미래 식량위기의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뉴어그(New Agriculture)’의 도래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어팜(실내농장)’으로 통칭되는 뉴어그가 기존의 스마트팜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철저히 ‘도시집중형’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농촌에 IT기술을 접목한 것이 스마트팜이라면 인도어팜은 아예 처음부터 도시를 주무대로 삼아 ‘어반팜’, ‘시티팜’으로도 불린다.
또 흙ㆍ물ㆍ햇빛ㆍ바람 등 자연 요소를 철저히 배제했다. 대신 센서ㆍ데이터ㆍ알고리즘 등이 핵심 요소다. 스마트팜에서 보조적 수단이었던 IT기술이 인도어팜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된다.
세계 주요 도시에선 인도어팜 고객들이 생겨나고 있다. 미션 차이니즈 푸드는 작년 9월까지만해도 일반 업체로부터 버섯을 배송받다 10월부터 식당에서 직접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버섯미니팜 설치비용은 3000달러 수준이고 재배비용으로 파운드 당 5~12달러씩 별도로 내고 있다.
[사진=미션 차이니즈 푸드에 설치된 스몰홀드 버섯미니팜]
아드리아나 베르디 미션 차이니즈 푸드 총괄매니저는 “3일씩 트럭에 갇혀 배송되던 버섯이 아니라 직접 우리 매장에서 기른 버섯을 재료로 쓰니 음식은 더욱 신선해졌고, 특히 채식주의자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급부상하는 유기농마켓 홀푸드마켓과 한국 식자재마트 도깨비 등 스몰홀드 버섯미니팜 고객사는 현재 총 5개사다. 이는 창업 1년 반 만에 이룬 성과다.
어반크롭솔루션스 컨테이너에서 채소가 자라는 모습 [제공=어반크롭솔루션스]
어반크롭솔루션스도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베트남 등의 고객사에 11만5000유로(1억5000만원)를 받고 컨테이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어팜의 사업 성과는 B2C에서도 확인됐다. 일본 8대 도시 중 하나인 교토에는 식물공장 스프레드가 있다. 지난 여름 40℃를 넘나드는 교토 특유의 날씨에도 이 공장 내부는 LED조명으로 25℃도로 유지됐다. 기록적인 홍수와 폭염으로 7월 초ㆍ중순부터 일본 채소값은 널뛰기를 거듭했지만, 일본 내 2400개 점포에 공급된 스프레드 채소 가격은 그대로였다. 이온 교토점에 진열된 스프레드 상추는 뿌리(1봉지) 당 170엔(소비세 포함)인 반면 일본 대도시 상추값은 최고 300엔까지 올랐다.
사진=미국 뉴저지 홀푸드마켓에 설치된 스몰홀드 버섯미니팜. [제공=스몰홀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헤럴드경제가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제공받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식물공장 야채를 한 번이라도 사 본 소비자는 5명 중 1명꼴이었다. 2009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공장 채소 구매 경험자 절반은 2회 이상 재구매에 나서는 등 ‘단골’이 됐다.
24시간 내내 25도를 유지하고 있는 스프레드 식물공장 재배실 내부, 모든 환경은 작물성장에 가장 알맞게 통제된다. [제공=스프레드]
인도어팜 투자규모를 봐도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AG펀더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인도어팜 스타트업은 작년 2억8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2015년 5300만달러, 2016년 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2년 만에 투자금액은 5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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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2050년 전 세계 인구는 100억명에 달하고, 그 중 70%는 대도시에 거주합니다. 인구는 점점 늘어나지만 전 세계 농경지 80%는 이미 사용됐습니다. 증가하는 수십억 명의 식량난을 두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의 지식공유플랫폼 ‘테드엑스’(TEDx) 강연을 통해 미래 식량난을 경고해 온 마틴 반더크러이스(어반크롭솔루션스 공동창업자)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위기 우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처럼 미래 식량난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문제로 꼽힌다.
유엔(UN)의 2017년 세계인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76억명인 세계인구는 2030년 86억명, 2050년 98억명을 돌파, 2100년까지 112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UN 보고서는 “2050년까지 인구가 98억명으로 증가하면 식량 70%가 더 필요하지만, 식량은 매년 최대 1.75% 가량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채소ㆍ과일 수요, 고기ㆍ유제품 압도= 식량 중에서도 농작물인 채소ㆍ과일의 수요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2017년 세계 식량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지수가 2010년 1.0에서 2050년 1.3으로 증가하는 동안 전 세계 채소ㆍ과일 수요량 지수는 2050년 1.9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50년 고기ㆍ유제품(1.6), 곡류(1.5) 예측 수요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채소ㆍ과일 수요 증가세가 가파르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농작물 생산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다보스포럼을 운영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지구 온난화, 도시화에 따른 이상기후 발생이 작물의 생장에 큰 피해를 주면서 농작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험하고 비효율적인 전통 농업= 여러 전문가들은 현재의 식량 생산체계가 위험하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푸드테크 기업 ‘임파서블 푸드’의 닉 할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작년 12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급증하는 인구와 식량 생산에 쓰이는 자원 소비량은 환경을 회복불능 수준에 빠뜨릴 정도로 파괴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비효율적인 식량 생산체계를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수직농장협회(AVF)에 따르면 식량을 오염시키는 주요 요인 중 1위는 농약 13.5%이다. 이어 살모넬라균 11.5%, 곰팡이 독 7.1% 순이다.
농약은 지구 토양을 급격히 오염시키는 중이다. 전 세계 전통농업에 사용되는 농약 규모는 235만t에 이르지만, 농약의 효율은 0.1% 수준이다. 목표 해충에 도달하는 살충제는 0.1%에 불과하고, 나머지 99.9%는 땅으로 흘러들어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의 농업에서는 이동 과정에서 유출되는 물의 양도 많다. 전 세계 농업에 사용되는 담수 중 50~80%가 증발, 유출 등의 영향으로 사라진다. 또 전통농업에서는 장거리 수송으로 화석연료 소비와 영양 손실이 크다. 평균적으로 식량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2400~4000㎞를 이동한다. 미국의 언론 매체 복스(Vox)에 따르면 미국에서 포도, 딸기, 상추 등이 보통 2주간 트럭에 실려 3200㎞를 이동하면서 영양분의 45%가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채소와 과일은 고유의 향과 식감, 과즙의 풍미도 제 모습을 잃어버린다.
많은 장점 가진 도심형 실내농업= 밀폐된 공간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빛, 온도, 습도 등을 인공으로 제어하는 도심형 인도어팜(Indoor Farm, 실내농장)이 미래 식량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도심형 인도어팜은 무농약과 수송거리 단축, 물 사용 절감, 높은 생산성 등 많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수직농장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한 딕슨 데스포미어 컬럼비아대 교수는 생물이 들어오지 못하는 밀폐된 구조의 인도어팜은 환경과 경제적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딕슨 교수는 “실내농장에서는 살충제와 제초제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작물이 병균에 오염될 가능성도 낮다”면서 “장거리 수송 없이 소비지 인근에서 재배할 수 있어 품질이 신선하게 유지된다”고 밝혔다.
또 전통농업에서는 심어진 작물 중 절반이 수확되지 못하지만, 실내농업에서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아 심어진 작물 중 90%가 수확되고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된다. 특히 수경 복합재배나 분무식 수경재배를 통해 현재 농업에 사용되는 담수의 70~95%만 있으면 재배가 가능하다.
이런 많은 장점으로 인해 도심형 실내농업 시장은 더욱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실내농장 시장규모는 2016년 90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22년 184억달러(약 20조원)로 두 배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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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미국 마트에서 파는 사과는 수확한 지 평균 11개월 된 것입니다. 항산화 물질 90%가 날아가죠. 그저 설탕덩어리예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칼렙 하퍼 교수가 지난 2015년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테드(TED) 강연서 발언한 내용 일부다. 도시민이 접하는 먹거리가 불안전하다는 그의 주장은 큰 호응을 불렀다. 23일 현재 이 영상 조횟수는 172만건을 넘겼다.
실제 ‘설탕 되기 직전’의 사과를 먹는 현상은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 수입된 농산물도 기나긴 여행을 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악천후로 ‘국내산’ 가격은 오르기만 한다.
미국 MIT의 칼렙하퍼 교수가 201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TED강연에 나와 연설하고 있다. 사진은 당시 영상 캡처. [사진=TED 홈페이지]
너무나도 긴 푸드마일리지= ‘유통기간 11개월’은 푸드마일리지(Food miles), 즉 식품이 생산ㆍ운송ㆍ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 식탁까지 걸린 거리가 그만큼 길었다는 뜻이다.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농림부ㆍ농촌진흥청 등이 운영하는 탄소정보사이트 ‘스마트그린푸드’에 따르면 칠레산 포도가 한국에 상륙하려면 1만8969㎞를 와야 한다. 브라질 산 옥수수의 수입 거리는 2만2171㎞에 달한다. 지구 한 바퀴 거리(4만2000㎞)의 절반 이상이다.
거리만 길까. ‘관문’은 한두개가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작성한 2017 해외농산물유통현황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산 오렌지는 산지에서 최소 4단계를 지나야 국내 대형마트 진열대서 볼 수 있다. 1만㎞가까운 여정을 거친 결과다.
수천 수만㎞를 이동하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상당하다. 미국ㆍ브라질서 들여온 오렌지만 해도 1만t 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사진=스마트그린푸드 홈페이지 화면캡처]
반복되는 악천후…값비싼 ‘국내산’이 대안일까= 길어진 푸드마일리지가 소비자에 끼치는 직접적인 우려는 ‘안전성’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펴낸 ‘농업·농촌에 대한 2017년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도시민 91%는 식품 품질을 최우선시한다. 먹어도 몸에 나쁘지 않은, 나아가 먹으면 건강해지는 음식을 선호한다. 수확 후 보관 기간ㆍ유통거리 등이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산을 찾는 이유다.
그러나 질이 좋아도 비싸면 문제다. 국내 소비자 34%는 “가격이 싸다면 수입산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29%)보다 늘었다.
국산 농산물 값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 하나는 매년 반복되는 폭염ㆍ홍수 등 악천후다. 당장 지난 7∼8월 전례 없는 폭염에 야채는 그야말로 금값이 됐다. 한 단에 3000원 선이던 시금치는 지역에 따라 1만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른 작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어두운 내일’= 모두가 머릿속에선 ‘로컬푸드’를 외치지만 기후 영향에 의한 품질 하락과 비싼 가격표 앞에선 망설이게 된다. 식품 수입도 계속된다. 푸드마일리지가 갑자기 짧아질 수도 없다. 막대한 탄소배출량은 지구를 숨막히게 한다.
지난 6월엔 지구 온난화를 이대로 놔두면 기후변화ㆍ물부족 등으로 세계 채소 생산량은 3분의 1까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끓어오르는 지구’가 글로벌 채소 작황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 앨런 댄거는 성명을 통해 “우리가 ‘평소처럼’ 접근한다면 기후변화는 이 중요한 식량을 앗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LED 조명 아래서 자라고 있는 작물들. 이 빛은 식물이 자라는 데 가장 적합한 600∼700나노미터(㎚) 파장대를 유지한다. [제공=어반크롭솔루션스]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음식이 산이라면 레시피는 여러갈래 등산로 중 하나다. 조미료ㆍ양념 넣는 순서와 불 조절 타이밍 등을 더해 나오는 메뉴는 천차만별이다.
인도어팜으로 키우는 채소 등 식재료도 마찬가지다.
기온ㆍ습도ㆍ조명ㆍ산도(ph)ㆍ이산화탄소 데이터의 조합 상태에 따라 채소 맛은 무궁무진해진다. 데이터가 곧 ‘레시피’로 변하는 것이 뉴어그만의 강점이다.
흙도 없고 볕조차 들지 않는 인도어팜에서는 다양한 센서가 필수다.
작물 성장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센서로 데이터가 수집되면 이를 가공한 성장 레시피가 만들어진다.
가령 이 ‘레시피’에 따라 같은 공간에서 쌉싸름한 맛이 나는 상추와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상추를 동시에 기를 수 있다.
또 특정 기후에만 자라는 작물도 재배할 수 있다.
현지 성장 조건대로 레시피만 입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국내서는 이미 태국산 바질과 같은 품질의 허브가 시범 생산 중이다.
벨기에 어반크롭솔루션스는 핀란드 고객사에 건대 기후에서만 자라는 샤프란 재배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레시피는 작물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빛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광합성엔 필수인 ‘태양’이 어떤 채소의 생장엔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세계 유수 인도어팜들이 태양 대신 LED 조명으로 채소 재배에 나선 이유다.
무수히 쌓인 재배 데이터는 최적의 ‘빛 상태’를 도출해낸다.
최수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작물 생육에 가장 적합한 광(光)파장대는 600∼700나노미터(㎚)”라고 설명한다.
일본 식물공장 스프레드와 오사카 부립대학 등에선 이같은 조건을 모두 맞춘 ‘데이터 기반 상추’를 시판하고 있다. 쓴 맛이 없는 상추, 아삭한 식감을 극대화 한 상추 등 레시피에 따라 맛도 다르다. 오사카대 식물공장연구센터의 아유미 엔조지 씨는 “식물공장에서 자란 상추는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안받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