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트럭에 묵히나요? 필요할 때 즉시 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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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트럭에 묵히나요? 필요할 때 즉시 따세요!

스몰홀드가 어반팜(urban-farm)을 고집하는 이유

마트의 채소와 과일 코너에 진열된 상품들은 하나같이 예쁘다. 조명 아래 윤기가 돌며 먹음직스럽다. 그런데 이들이 수확된 후 우리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정확히 얼마나 걸렸는지 알 수 있을까. 심지어 먼 외지에서 재배됐다면 상당 시간을 트럭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구나 신선한 채소, 과일을 강조한다. 이 ‘신선한’의 기준은 무엇인가. 아무리 양분을 많이 주고 좋은 품종이라고 하더라도 장시간 배송되는 상품이 ‘갓 수확한’ 상품보다 신선할 수 있을까. 이런 방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이것은 버섯 미니팜이다. 미니팜에서는 다양한 버섯이 자라고 있다. 버섯을 구매하고 싶으면 미니팜에서 원하는 만큼 버섯을 바로 따서 가져가면 된다. 미국 유기농 마트 ‘홀푸드마켓’이나 한국 식자재를 파는 상점에도 진출했다. 세계적인 대도시 뉴욕 맨해튼 한복판 식당에선 즉석에서 버섯을 따서 요리를 한다. 뉴욕의 ‘스몰홀드’라는 작은 기업이 1년 반 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미니팜에는 카메라가 있다. 카메라는 버섯의 성장 상태를 촬영한다. 또 센서는 이산화탄소, 온도, 공기흐름, 습도, PH 등을 감지한다. 이를 통해 스몰홀드는 원격으로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또 버섯이 자라는 알고리즘을 연구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과 같은 고도화된 기술 적용 비중도 늘리고 있다.
버섯이 이곳에서 다 자라기까지 1주일 걸린다. 스몰홀드의 주무대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다. 이들이 지향하는 것도 ‘어반 미니팜’이다.

“미국에서 수확한 버섯을 판매처로 배송하기까지 4~5일이 걸립니다. 미국 시스템은 커다란 고속도로 기반이기 때문이죠. 미국 농산물들은 진열대에서 맛있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지만, 어느 정도 맛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토마토, 양상추도 마찬가지죠.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것을 사먹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식당, 식품가게 안에서 버섯을 직접 재배합니다. 다른 버섯이 3~4일 트럭 안에서 갇혀 있을 때 우리 버섯은 바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는 거죠” –아담 디마티노-

스몰홀드가 기르는 버섯은 총 9가지다. 종류별로 담백한 맛부터 생선맛까지 다양하다. 미니팜에서는 여러 종류의 버섯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버섯 미니팜 가격은 3000달러부터 시작한다. 마트 고객은 미니팜만 들이면 되고식당 고객은 미니팜 비용을 예치하고 추가로 파운드 당 5~12달러의 버섯재배 사용료를 지불한다.
스몰홀드가 생산하는 전체 버섯 규모는 연간 3000파운드 전후다. 아담 디마티노 공동차업자는 “우리 방식이 일반 버섯재배보다 물을 96% 덜 쓰고도 생산량은 40배 더 많다”고 강조했다.

뉴욕을 거점으로 시작한 스몰홀드는 현재 미 동부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으로 확장할 지역은 미국 서부 지역이다. 서부에서도 역시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위주로 사업을 진출할 전망이다.
보통 대도시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면 높은 땅값 등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스몰홀드에 큰 제약이 되지 않는다. 마트나 식당 등 사업장에 맞춤형으로 미니팜만 제작해주면 되기 때문이다. 디마티노 공동 창업자도 “말그대로 미니팜이기 때문에 적절한 크기로 설치만 된다면 땅값 등에 크게 영향받을 일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대도시일수록 이들에게 더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다양한 기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신선한 버섯과 이를 바탕으로 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몰홀드도 고객사를 선정할 때 자신들의 버섯을 통해 여러 장소에서 고객들과 접점을 찾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스몰홀드는 특히 한국 진출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이미 한국을 방문해 버섯 농장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기도 했다. 스몰홀드는 한국의 미니팜 설치 관련 대형 기계 및 전자장비 업체들과의 교류를 추진 중이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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