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톡 : 공장 채소 VS 흙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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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톡 : 공장 채소 VS 흙 채소

편견을 지우다

이 페이지 콘텐트는 먹거리와 관련한 우리의 편견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제작됐다.
편견은 다시 말해, 잘못된 가설이다. ‘지구가 아니라 하늘이 도는 것’이라던 천동설은 지동설, 즉 지구의 자전을 실험으로 입증한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깨졌다.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채소가 몸에 좋다'는 걸 경험적으로 인식해 왔다. 아울러 채소의 성장상태도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 과정에서

"공장에서 대량생산 된 채소는 자연의 흙에서 자란 채소보다 못하다"

는 가설이 만들어졌다. '인공적', '인스턴트', '위험하다'등등..우리가 공장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이미지 때문이다.
과연 이 가설은 실험을 통해 입증될 수 있을까.

어떻게 분석했나

헤럴드경제는 흙에서 자란 채소와 '공장'에서 생산한 채소를 비교-분석해봤다. 취재진은 경상남도 함안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이하 '농진청')에 샘플을 들고 찾아갔다.

적상추
재배방식 노지 재배 (흙, 태양광 등) 아쿠아포닉스 재배
구매처 서울 A마트 농업회사법인 B사
구매 or 수확일자 2018. 9. 20 2018. 9. 18
분석의뢰일자 2018. 9. 21 2018. 9. 21
비고 국내산, 무농약 (제품 겉면 표기) “아쿠아포닉스는합성비료 대신 물고기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채소들이 자라고, 채소가 정화해 준 물에서 다시 물고기가 살아가는 선순환 농법”
(출처 : B사 홈페이지)
새싹
재배방식 노지 재배 (흙, 태양광 등) 아쿠아포닉스 재배
구매처 서울 A마트 농업회사법인 C사
구매 or 수확일자 2018. 9. 20 2018. 9. 17
분석의뢰일자 2018. 9. 21 2018. 9. 21
비고 국내산, 무농약 (제품 겉면 표기) “외부와 차단된 시설 내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으로 제어하여 작물을 계절에 관계없이 계획적, 연속적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출처 : C사 홈페이지)
(출처 : B사 홈페이지)

2. 분석 항목

이번 분석의 가장 큰 목적은 우리가 사서 먹고 있는 공장채소와 노지재배 채소가 얼마나 '튼튼하게' 자랐는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식물 성장의 필수요소인 질소(N), 인(P), 칼륨(K), 마그네슘(Mg), 칼슘(Ca) 함량 비율을 측정했다. 비교 대상 작물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사서 먹는 상추(적상추)와 새싹이다.

3. 분석 방법

농진청은 취재진이 의뢰한 모든 샘플을 건조한 뒤 가루로 만들었다. 그리고 시약 등을 활용해 각 필수원소의 함량을 측정했다. 농진청은 작물 성분분석과 관련한 모든 실험을 2회 또는 3회 반복하여 오차를 최소화 하고 있다.

분석결과 1. 적상추

적상추
양분 함량(%) 일반(노지) 재배 아쿠아포닉스(공장) 재배
질소(N) 2.72 3.14
인(P) 1.02 1.23
칼륨(K) 3.12 2.97
칼슘(Ca) 0.99 1.13
마그네슘(Mg) 0.32 0.35

주) 실험은 2회 반복함
실험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

노지재배 상추와 공장 재배 상추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필수요소의 함량이 모두 비슷하게 나왔다.
두 종류 작물의 원소별 함량 차이 또한 기준치 범위 안에 들어있었다.
원소별 기준치는 농진청이 추천한 plant analysis handbook을 참고했다.
전세계적으로 1877회 인용된 식물체 분석관련 서적이다.

분석결과 2. 새싹

새싹
양분 함량(%) 일반(노지) 재배 식물공장 재배
질소(N) 2.78 3.46
인(P) 0.99 1.01
칼륨(K) 3.95 3.23
칼슘(Ca) 1.04 0.94
마그네슘(Mg) 0.56 0.36

주) 실험은 2회 반복함
실험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

새싹 분석 결과 또한 적상추와 같다. 필수요소의 함량이 모두 비슷하게 나왔다. 둘의 원소별 함량 차이 역시 기준치 범위 안에 들어있었다.

공장 채소는 ‘괴물’이 아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 된 채소는 자연의 흙에서 자란 채소보다 못하다"
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 결과는 우리들이 관념적으로만 여겨온 위 명제가 사실과는 다르단 것을 일깨워준다. 실제로 우리가 채소를 섭취하며 흡수하는 영양분은, 대량생산 된 공장 야채가 노지 재배 작물만큼이나 ‘충실하고 건강하게 자랐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떻게 기른 것을 먹더라도 기본적인 성분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편견을 바꿀 때가 왔다. 아래 문장처럼.
“공장에서 대량생산 된 채소 품질은 자연의 흙에서 자란 채소만큼이나 훌륭하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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