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주 투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 가운데 노년의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온 부부도 포함돼 있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스토더드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남편인 더원 스토더드(76)는 범인 제러드 리 러프너가 총탄을 퍼붓자 부인 메이비의 몸을 감싸 지키다 숨을 거뒀다.
둘은 투산 지역에서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였지만 성장하면서 각자 결혼해 자녀도 낳았다.
이후 배우자와 사별한 뒤 투산에 돌아와 재회한 둘은 15년전 결혼하며 어린 시절의 사랑을 뒤늦게 완성했다. 건설회사를 다니다 은퇴한 더원은 메이비의 네 딸과 매우 가깝게 지내 메이비의 딸들은 스스럼 없이 그를 ‘아빠’라고 불렀다고 둘이 함께 다닌 교회 목사의 부인 조디 노왁은 전했다.
부부는 교회에서 음식을 나르고, 아픈 사람들에게 꽃을 전해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특히 더원은 교회를 보수하고 장식하는데도 앞장서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예배를 볼 수 있게 방음실에는 ‘도리의 방’이라는 작은 표식이 남아있다고 조디는 말했다.
사건 당일인 지난 8일에는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을 만나고 싶어하는 메이비의 뜻에 따라 선뜻 행사장을 찾았다 뜻하지 않은 변을 당했다.
조디는 “메이비는 남편이 자신을 구했다고 말했다”며 “그의 품에 안겨 작별의 말을 건넸다”고 전했다.
조디는 슬픔 속에 “메이비는 다리에 총을 맞았는지도 몰랐다”며 “그녀가 느낄 수 있었던 건 그녀를 지키던 남편의 무게뿐”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kwy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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