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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바수첩’ 만으론 수사 한계...의혹의 정관계 인사 대거 빠질듯
김병철 전 울산경찰청장에 이어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 등 꾸준한 수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여환섭 부장검사)는 20일 이르면 이번주 안에 이동선 전 경찰청 경무국장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전 경무국장은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식당 운영권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이 전 경무국장을 출국금지하고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직자 재산 등록 자료를 넘겨받아 혐의점을 면밀히 확인해왔다. 박기륜 전 경기경찰청 2차장을 출국금지하려다 놓친 검찰은 입국시 통보 요청 등으로 수사망을 열어두면서 이 전 경무국장, 양성철 전 광주경찰청장 등으로 수사 대상을 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검찰 입장에서도 ‘낚싯줄에 용 걸린’ 수사로 꼽힌다.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은 워낙 고수익이 보장되는 현금 장사인데다 수의 계약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와 관련된 사기도 부지기수다.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과 관련한 고소, 고발은 여느 검찰청 형사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건이라 이번 건을 수사하면서도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될 지 몰랐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유씨는 비교적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고, 유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사 간부들도 혐의를 대부분 시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유씨 진술이나 수첩 내역만으로 수사 대상을 정할 수 없어 증거가 뒷받침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수사 대상을 추리고 있다. 때문에 지자체장, 공기업 임원, 차관급 인사 등 유씨와 연루 의혹이 불거진 인물 중 일부는 수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게 검찰 측 입장이다.

정치인도 수사 대상에서 배제될 것이란 전언 가운데 검찰은 이만희 청와대 치안비서관도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결국 한동안 검찰 수사는 전ㆍ현직 경찰 간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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