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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콴 “서른이라 시합 못 나가” 발언에 후주석 “하하하”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의 뒷 얘기가 전해지며 화제다. 이날 만찬의 주인공은 단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였지만 양국 정부관료, 취재진, 재계ㆍ문화계 인사 등 만찬의 초대손님 면면 또한 화려해 이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첼리스트 요요마, 영화배우 청룽, 디자이너 베라 왕 등 225여 명의 각계각층 인사가 초대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보통 정치 이슈에 대해 질문을 던지던 기자들도 이날 만큼은 “지금 입은 옷이 어느 디자이너의 것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국빈 만찬은 극진한 대접으로 중국에 ‘감동’을 선사한 미국의 외교전략 연장선에 있었다. 재즈, 고기와 감자요리, 애플파이와 아이스크림 후식 등 ‘전형적’ 미국 문화를 테마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일부 테이블에선 인권과 외교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양국 초대손님 사이에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금빛 원피스를 맵시 있게 차려 입은 중국계 피겨스케이터 미셸 콴은 후 주석에게 인사를 건네며 “나이가 서른이라 시합에 나가기엔 너무 늙었다”고 말해 후 주석을 웃게 만들었다. 현재 공공정책을 공부하는 콴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인사를 건넨 뒤 “그분이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저 놀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스트룸에서 열렸던 재즈 콘서트 말미에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이 음악에 맞춰 발 구르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해 분위기를 북돋웠다. 그러나 모든 테이블에서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과 중국어로 논쟁을 벌였다.

크리스토프는 “우린 민감한 문제 전반에 대해 격렬하고 정치적인 대화를 심도깊게 나눴다”면서 “그는 반격의 기회에서 물러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얼마나 토론이 격렬했던지 이후 조 바이든 미 부통령 등이 통역까지 대동하고 대화에 참여할 정도였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작정하고’ 만찬에 참석했다. 그는 입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후 주석에게로 돌아서“우리는 세계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와도 인권 증진을 위해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특별히 대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는 져. 로스 사무총장은 “후 주석은 친절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장예수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 및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인권에 대해 긴 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특히 장 대사가 먼저 투옥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에 대해 “그는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토론은 더욱 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 사무총장이 “류샤오보의 생각은 평화적이라고 맞섰지만 장 대사는 결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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