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은 드라마 초반 이탈리아에서 대통령 딸(이보영)이 납치될 때부터 구출작전을 펼때 등 사건의 중심에 있었지만 멋있는 건 정우성과 차승원이 죄다 가져가고 자신은 별 볼일 없는 역할만 맡고 있다.
하지만 이를 넉살과 익살, 코믹과 속물형 인간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시청자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작품에는 활력소로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나이 들면서 약간 동남아풍 느낌이 나는 아저씨 역할도 썩 잘 어울리는 김민종은 이번에도 김기수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다
‘아테나’에서 김민종이 맡은 김기수는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180도 변신한 속물적인 캐릭터.
전 북한 대외정보 조사부 요원으로 북한의 오렌지족이던 그는 작전 중 한국 요원측에 체포돼 전격 귀순, 남한에서 자본주의를 만끽하며 돈 되는 일은 무슨 일이든 한다.
도박장을 개설하며 그 곳에서 보여주는 역할들이 많이 보여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돈을 받아 챙기는 이한위 요원과 감초로 빵빵 터뜨려주고 있으며, 카드게임에서 속임수를 써 거금을 챙기는 도박꾼을 순식간에 잡아내는 장면 등은 김민종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긴장이 풀린 표정과 풍부한 제스처로 그 동안의 무거움을 한꺼풀 벗겨낸 밝고 가벼워진 연기로 드라마의 완급을 조절한다. 드라마 초반 작전 파트너 정우성과 옥신각신하면서도 위기시 빛을 발했던 호흡도 괜찮았다.
그는 얼마전 ‘아테나 스페셜’편의 ‘음모론 best3’에서 ‘<아테나>의 주인공은 김민종이었다?’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 인물이었다. 속물적인 캐릭터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등장해 사건 해결에 연관되는 비밀스런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김민종의 출연분량은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