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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승진 첫 승부수는?
10일 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신동빈(56) 롯데그룹 회장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한통운에 대해 강력한 인수의지를 피력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13일 매각 예정인 대한통운이 신동빈 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공산이 커졌다.

신 회장(당시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맥주 100만상자 판매 돌파 기념 축하연’에서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이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검토는 없었지만 대한통운의 매각 일정 등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처럼 대한통운 인수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은 물류 부문 1위업체인 대한통운을 거점으로 유통, 식음료, 석유화학 등을 연결하는 물류 기반을 탄탄히 구축할 수 있는 데다 택배 사업 진출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통운의 해운물류망을 활용할 경우 롯데의 해외 물류량을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신 회장이 대한통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물류회사인 로지스틱스를 자회사로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대한통운을 비롯한 다른 택배회사에 맡기고 있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택배 부문은 5000억원으로 국내 1위다.

신 회장은 또 최근 높은 인수가격 때문에 포기한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마타하리에 대해서도 “적당한 가격이라면 언제든지 인수하고 싶다”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마타하리는 다국적 업체들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격이 치솟자 롯데그룹은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뺀 상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주류 사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주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맥주 시장에 진출하고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아사히주류 등으로 분산된 주류 부문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발전적 통합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말로 주류 사업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부친 신격호 회장의 차남으로 1989년 롯데에 입사한지 22년만에 롯데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2004년 10월 그룹을 총괄하는 정책본부장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 나서 롯데쇼핑 상장과 20여건의 인수합병,글로벌 사업 확대 등 롯데그룹의 굵직한 사업을 주도했다.

신 회장은 또 지난 2008년 ‘2018년 그룹 매출 200조원 달성’을 내건 ‘2018년 비전’을 제시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포스트 신격호’로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약 61조원 매출을 올려 전년(47조3000원)보다 30%가량 성장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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