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바크 대통령이 결국 스스로 퇴진함으로써 이집트 소요 사태는 ‘국민의 승리’로 끝났다. 30년 장기 집권의 권력을 무너뜨린 이집트 국민의 저력은 놀라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무라바크 대통령 이후의 이집트는 당분간 불안한 정국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의 진정한 민주화가 완성되기 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단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력을 군에 넘겨주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76) 국방장관이 향후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탄타위 장관은 차기 대통령이 집권할 때까지 이집트 국가 운영을 담당하게 될 군 최고위원회의 위원장이다.
이집트 국민들이 현재 군을 신뢰하고 있고, 탄타위 장관의 인기도 높지만 군이 정국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매끄럽게만 진행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에 탄타위 장관은 차기 대선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질 수 있도록 주력하는 한편, 지난 30년간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는 정권안보의 도구로 악용된 비상계엄법을 조속히 철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군은 이날 앞서 성명을 통해 이미 “올 하반기 치러질 대선에서 자유롭고 공정한선거를 약속하겠다”며 “현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여 비상계엄법을 철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탄타위 장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가 이집트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새 정권출범에 산파 역할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제는 만만치 않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무바라크 대통령은 변화를 갈망하는 이집트 국민에게 응답을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집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것을 염두에 둔 대목이다.
또 미국은 이집트 군부에 “믿을만한 정권 이양을 보장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동안 이집트는 무라바크 퇴진 후 정국 안정 대책과 차기 정권을 매끄럽게 세워야 하는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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