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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 수장 추대 허창수號 최대 과제는?
“사람 좋은데다 연배(63세)도 괜찮고 그룹 규모(7위)도 적당하고, LG하고도 원만해질 수 있고 해서 무난한 추대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새 회장으로 추대된 허창수 GS그룹 회장에 대한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허창수호(號)는 실제 ‘이건희 회장 모시기’ 불발 이후 방향을 못잡던 전경련이 가까스로 찾은 ‘최적의 카드’다. 4대그룹 총수를 앉히지는 못했지만, 지난 1999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이후 10대그룹에서 처음으로 회장이 나온 것은 향후 전경련의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허창수호의 앞날이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재계의 구심력을 도출하는 작업부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동반성장, 물가 등 전방위로 압박하는 정부 정책에 재계 이익을 대변하면서 때론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 회장이 ‘준비된 회장’인지, 그런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해 낼 지 현재로선 물음표다.

▶재계 맏형 명예회복 과제=50년 역사의 전경련은 그동안 ‘재계의 맏형’으로 불려왔지만 최근 몇년간, 특히 조석래 회장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한 지난해 7월 이후 ‘빈수레 조직’으로 급속히 추락했다. 수장 공석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

반면 대한상의는 활발한 손경식 회장의 대외행보에 힘입어 영향력을 넓혔다. 사공일 무역협회장은 G20 서울회의에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무협의 입지를 강화했고, 이희범 회장을 영입한 경총도 복수노조 시대 진입을 위한 힘을 키워왔다.

지난해 5월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활성화 논의를 위해 열린 전경련회장단 회의.

이에 허 회장은 일단 재계의 대변인이자 맏형 타이틀부터 가져와야 할 임무를 맡았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힘이 있어야 재계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며 “실추된 명예를 되찾는 것이 재계를 위해서나 국가 경제를 위해서나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정치적 포퓰리즘 대응 숙제=정부가 몰아치고 있는 동반성장과 이명박정부 후반기 코드 중 하나인 물가안정과 관련해 업계 이익을 어느정도 관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소비재 뿐 아니라 철강 시멘트 등 산업재까지 가격 통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정부정책에 대한 업계의 불만을 희석시켜줄 임무도 맡았다.

단기적으로는 법인세 인하, 중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등 과제가 켜켜이 쌓여 있다. 무엇보다도 내년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치러진다는 게 변수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나올 포퓰리즘은 재계에 대한 폭풍같은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항상 그렇듯이 ‘힘’이 있는 전경련 수장을 업계가 바라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대기업 한 임원은 “정권 후반기일수록 전경련 회장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명박정부 초반에 ‘알아서 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약했었는데, 허 회장 시대에는 좀더 할 말은 하는 전경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새로 짓고 있는 여의도 신사옥 전경 조감도.

▶전경련 개혁 임박(?)=허 회장은 60대다. 70대였던 전임 조석래 회장이나 강신호 회장보다 젊다. 재계의 세대교체 흐름과 같은 맥락으로, 안주 성향의 전경련에 개혁 바람이 예고된다는 관측이다.

경영자로서의 허 회장은 ‘버릴 것은 버린다’는 공격경영의 주창자다. 허 회장은 취임 때까지 전경련 실무진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업무파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전경련이 나태할대로 나태해졌다고 판단되면 허 회장은 전경련 조직과 인적쇄신을 대대적으로 단행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수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움직여왔던 ‘정병철 상근부회장-이승철 전무’ 체제의 유지 여부에도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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