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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숙 작가,“신데렐라 얘기 계속 쓸 자신있다”
“또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계속 쓸 자신이 있다.”

SBS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작가이자 트렌디 드라마의 대가 김은숙 작가가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방송작가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집필한 모든 드라마가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신데렐라 이야기에 유독 집착하는가”라는 질문에 “제 작품에는 남자 신데렐라든 여자 신데렐라든 늘 신데렐라가 등장한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면서 “딴 걸 해보면 시청률이 안나온다. 드라마는 예술이 아니라 한 시간짜리 엔터테인먼트다. 그래서 늘 남의 돈으로 예술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쓴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작품인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 ‘시크릿가든’은 모두 신데렐라 이야기이며 ‘시티홀’은 신데델라에서 약간 벗어난, 전문직 장르가 결합된 드라마였다. 이중에서 ‘시티홀’이 가장 낮은 시청률(평균 시청률이 16.9%로 낮지 않은 시청률이다)을 기록했으며 신데렐라 이야기는 대박 또는 중박 이상의 시청률을 자랑했다. 

김 작가는 “신데렐라 이야기라면 뻔한 구성, 뻔한 결말이다. 시청자들이 ‘파리의 연인’과 ‘시크릿가든’이 참 비슷하다 생각하면서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매번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시크릿가든’에도 상투적인 것은 다 들어있다. 재벌 신데렐라 복수 기억상실 사고 혼수상태 삼각관계 이복자매간의 갈등 등등. 그런데 상투적인 것들이 나에겐 다 비트는 대미가 있는 것들로 쓰인다. 상투적인 것에서 살짝만 더 가면 재미있는 지점이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 “김주원이 재벌이지만 좀 다른 재벌로 그려내려고, 책 읽는 재벌은 어떨까. 그 아이의 허영은 커다란 서재를 갖고 있고, 책을 읽고, 되게 나쁘기 때문에 순수하고 귀여운 지점을 설정했다. 그래야 나쁜 점이 상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사랑에 빠진 남녀의 연애 이이기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서도 “상상해서 모든 상황, 모든 분야에서가장 멋진 인물을 만들어낸다. 연애란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공상하고 그랬을 때 더 달콤하고 설렌다. 이 세상에 없는 남자와의 연애가 더 달콤하다”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청소부, 가장 멋진 이발사 같은 인물들을 만들 수 있다.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반 보 더 앞서서 더 멋있고 저 짠한 인물들을 상상한다”고 설명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 ‘태양의 여자’의 김인영 작가의 드라마를 현실적인 트렌디 드라마라고 하는데 반해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왜 판타지 트렌디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김 작가는 ‘이 안에 너있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같은 국민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비결에 대해서는 “시와 소설을 썼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시, 소설을 쓰면서 드라마를 극단적으로 오해했기 때문에 대사가 좀 남다른 것 같다. 드라마는 일반인들이 쓰지 않는 화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좀 문어적인 대사가 나온다... 대본을 써보면서 나는 드라마란 장르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인을 꿈꾸면서 20대 청춘을 책만 읽고 보내다가 신경숙의 ‘풍금이있던 자리’를 읽고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 신경숙이 나온 서울예전 문창과에 진학, 문학수업을 쌓고 소설과 희곡을 썼던 경험이 있다.

김 작가는 “전 또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계속 쓸 자신이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없다. 당분간 아이들 곁에 좀 있어줘야 할 것 같다”고 계획을 밝혔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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