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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정부 시위 격랑 속 세계무대서 주목받은 이란영화
UAE의 영문 신문 ‘더 내셔널’의 카림 아프타브 기자는 베를린영화제 소식을 전하며 “(영화제에 참석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은 ‘나데르와 시민, 별거’가 2009년 논란의 대선 이후 정부에 의한 철저한 검열과 통제로 영화제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인가라는 점이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에 화답하듯 제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이례적으로 이란 영화 ‘나데르와 시민, 별거’에 최고상인 황금곰상과 남녀배우상(은곰상) 등 3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세계적인 유명감독을 감옥에 보내고 표현의 자유를 옥죄고 있는 이란 정부에 대해 전세계 영화계가 보낸 ‘무언의 항의’이자 현실의 고통과 모순을 스크린에 담아내는 예술인에 대한 ‘지지’였다.

이집트로부터 시작된 민주화 열풍이 이란에 옮겨붙어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0일 폐막한 베를린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높게 쳐든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내가 자랐고, 역사를 배운 내 나라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서 특히 “위대하고, 인내심있고, 좋은 사람 자파르 파나히를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인 파나히는 지난해 12월 반체제 활동 혐의로 징역 6년형과 20년간 활동금지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 역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석방과 해금을 공식요구했고,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줄리엣 비노쉬도 시상식 무대에서 이를 거론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란 내 여성에게 불허된 축구경기장 입장을 시도하는 한 여성축구팬의 이야기를 다룬 ‘오프사이드’로 유명한 영화인. 그를 반체제활동 혐의로 구금한 이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부는 2009년 대선을 부정하게 치러 집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집트 사태 이후 현 정부에 반대하는 개혁파의 반정부 시위가 불거져 정부와 격렬하게 대치 중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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