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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대통령 “사람을 쓸 때는”
지난 25일 집권 3주년을 맞은 MB정부의 국정운영 가운데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야가 ‘인사’다.

정권 초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내각 구성으로 여론 도마에 오른 이래 최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까지, 출범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 후보자(60명) 중 모두 8명이 낙마했다. 참여정부 때는 2명이 탈락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폐쇄적인 인사스타일이나 엄격해진 청문 잣대, 야당의 정략적 공세 등을 인사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해왔고, 그 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대통령의 ‘용인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 대통령을 잘 아는 지인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게는 사람을 쓸 때 기준이 되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우선 외부의 추천보다는 대통령이 직ㆍ간접적으로 ‘검증한’ 사람 위주로 쓴다는 것이다.

범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연말 감사원장 하마평에 대통령이 잘 모르는 인물들이 다수 거론되기에 ‘이 사람들은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가 최종 내정자가 되더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인사에서도 장관급인 국가과학기술위원장에 내정된 김도연 울산대 총장은 정권 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으며, 대통령실 교육문화수석으로 내정된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은 MB캠프에 몸을 담은 인물이다.

두번 째 기준은 한 번 쓴 사람은 여간해서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기관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이 대통령은 의리 있고 정이 많은 사람” 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특정 비리가 없는 한 누가 뭐라고 해도 중용한 사람을 잘 교체하지 않는다. 이 정부에 장수장관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의혹으로 곤경에 빠진 원세훈 국정원장이나 전세난과 싸우고 있는 정종환 국토부 장관, 남북대치 장기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이 여론의 질타와 상관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경이다.

세번 째 기준은 잘 알려진 대로 능력 제일주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신년방송좌담회에 출연해, ‘장수 장관은 바꿀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서 내가 말을 하면 그 사람들 일도 못할 것 아닌가, 필요할 때 할 것” 이라면서도 “일 잘하면 오래하는 것”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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