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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하이’은정을 구한 택연은 무죄일까?
[이정현변호사의 TV꼬리잡기]

청소년들이 주요 등장인물인 드라마 ‘드림하이’가 최근 방통위로부터 간접적으로 반복되게 불법 행위 및 자극적인 사건들을 다룬다며 주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또 스토리 설정이 억지스럽다는 시청자 평가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 와중에 극중 진국(옥택연)이 기획사 대표를 폭행하여 경찰조사를 받게 된 장면이 있었습니다. 기획사 대표가 윤백희(함은정)에게 성추행을 시도하였고 때마침 현장에 있었던 진국이 이를 막기 위하여 기획사 대표를 폭행한 것으로 나중에 경위가 밝혀졌습니다. 이를 정당방위로 보고 별다른 처벌 없이 풀려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당방위는 형법상의 용어입니다. 범죄행위로 보이지만 따져보니 정당방위인 경우 무죄가 되는 것인데, 영화나 드라마에 빈번하게 다뤄지고 있어서 그런지 일반인들은 정당방위가 매우 쉽게 성립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 쉽게 정당방위로 인정될까요. 
   

정당방위가 되려면 일단 급박한 상황이 존재해야 합니다.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가 정당방위로서 무죄가 되는 것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무상 정당방위로서 무죄가 되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없습니다.

타인의 공격, 성폭력 등을 막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주먹을 휘둘러 그 공격자에게 상당한 상해가 발생한 경우 정당방위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좀 더 소극적인 방어행위를 하여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넘어선 적극적인 역공으로 피해를 입히는 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 그 공격자 또는 성추행을 시도하는 자를 밀어내어 그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하여 무기를 사용하거나 도에 지나친 폭행으로 ‘멋지게’ 상대를 제압하였다가는 때로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술 취한 취객이 애인에게 다가와 추근대는 경우, 그냥 애인과 함께 현장을 떠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괜히 술 취한 사람 밀어내다가 쓰러뜨려 상해라도 발생하면, ‘드림하이’의 진국처럼 정의의 사도로서 멋지고 간단하게 빠져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백희에 대한 성추행 사건을 학교에서 백희의 장래를 위해 결국 공론화하지 않고 종결한 것에 대하여도 의견이 분분하네요. 잘했다는 견해도 있지만 성범죄를 침묵으로 대처하는 것이 적절한 내용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양의 경우와 같이 성범죄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신고하고 떳떳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제도, 법령, 인식이 미흡한 것은 사실입니다.

극의 종결이 다가오고 있는데, 청소년 등장인물들이 입시나 출세에 찌든 모습이 아닌 미래에 대한 거침없는 패기와 열정으로 진정한 ‘드림하이’를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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