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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립 42돌 위상 추락하는 통일부..남북관계 냉각 속 존재감 ↓
남북관계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갯속에 휩싸인 가운데 통일부가 2일 창립 42돌을 맞았다.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 속에 그 위상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지난 1968년 ‘국토통일원 신설 등에 관한 정부조직법중 개정법률안’이 공포되고 이듬해 ‘국토통일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통일부는 지난 40여년간 남북관계의 굴곡속에서 부처의 위상도 부침을 거듭해왔다. 80년 구(舊) 안기부로부터 남북대화 사무국을 인수하며 남북대화를 주관하게 된 통일부는 90년대 초 독일 통일이라는 세계사의 격변 속에 북한과의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을 이끌어내며 그 위상이 부총리 부서로 높아졌다. 통일정책과 관련해 각 부처의 업무를 총괄ㆍ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고, 해외주재관이 신설되는 등 조직과 인력이 대폭 확대됐다. 2000년대 들어서도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연이어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통일부의 수장에 임명돼 북한 수뇌부들과의 각종 협상에 깊숙히 관여하는 등 남북관계를 주도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통일부의 위상은 급변했다. 정권 출범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통일부를 외교부에 통합시키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마련될 정도로 ‘수모’를 겪기도 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금강산 개성관관 등 이전 정부에서 추진돼온 남북간 각종 사업들은 줄줄이 좌초됐다. 북한의 천안함ㆍ연평도 무력도발로 인해 남북관계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남북관계를 관리해야 할 통일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통일부는 “북한이 비방중상, 위협, 무력사용으로 우리의 정책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원칙의 일관성을 견지한 것이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ㆍ1절 기념식에서 “우리는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는 정부 내 기류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북한 역시 한ㆍ미 합동군사훈련을 놓고 ‘핵 참화’ 협박을 연일 계속하는 등 긴장이 흐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전정부 10년 동안에는 남북대화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지만 남북대화 못지 않게 미래 통일에 대비한 우리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역량을 모으는 통일기반 조성작업 역시 통일부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
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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