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패드2’의 램(RAM)을 공개를 하지 않은 바람에 국내 증권사의 한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가 갑자기 유명해졌다.
애플은 지난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3일 오전 3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 부에나 예술센터에서 ‘아이패드2’를 전격 공개했다. 전작 ‘아이패드’에 비해 두께는 약 34%(13.4mm→8.8mm) 얇아지고, 무게는 12%(와이파이 모델 680g→601g) 가벼워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플은 사양을 언급하면서도 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아이패드2’ 발표 행사를 지켜 본 전세계 네티즌들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궁금증을 쏟아냈다. 특히 해외 유명 IT 사이트 기즈모도가 영국 런던에서 아이패드2를 시연하던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램이 256MB일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자 이젠 저사양 논란으로 확대됐다.
하나대투증권의 이가근 연구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정확히 (아이패드)1은 256MB LPDDR1, 2는 512MB LPDDR2’라고 밝힌 것도 이 때. 이 발언은 즉각 애플 전문 미디어 ‘애플인사이더’가 인용했고, 다시 전세계 각종 블로그 및 매체가 앞다퉈 재인용했다.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 60~70%를 차지하는 한국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라는 점이 유독 부각됐다.
이 연구원은 “자고 일어났더니 트위터 팔로우어가 수백명 늘었다. 어떤 업체가 납품하느냐, 사실이냐 등을 묻는 질문이 전세계 각종 언어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512MB라고 추정한 근거에 대해 묻자 그는 “램이 256MB면 일부 콘텐츠가 아이패드2에서 안돌아 갈 수 있다. 애플이 커스터마이징이 뛰어나기 때문에 굳이 1GB 램을 사용할 필요까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DDR2에 대해선 “아이패드2가 A5칩이다. ARM의 코텍스 A9기반으로 원래 듀얼코어에서 DDR1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램은 저장 위치에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 내에 기억 내용을 읽거나 쓸 수 있는 기억 장치로 구동 속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DDR 램은 기존 SD램보다 클럭 속도(프로세서 처리속도)가 빠르다. 이 가운데 LP(저전력) 램을 모바일 제품에 주로 사용하며, DDR2는 DDR1에 비해 2배 가량 속도가 개선됐다. 256MB, 512MB 등은 콘텐츠 처리 용량을 뜻한다.
<김대연 기자 @u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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