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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거래 실종…강남북 모두 얼었다
DTI규제 부활 D-10…찬바람 부는 부동산 시장
노원·도봉·강북 아파트

거래량 2개월새 95% 급감

재건축연한유지 등 악재겹겹


강북發 한파에 강남도 위축

매매 포기·월세 매물 속출


“3월 들어 완전 죽었어요. 강북에 있는 집이 팔려야 강남의 거래가 활성화되는데 그게 딱 막혔어요.”

정부와 한나라당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내달부터 원상회복시키기로 원칙 합의하면서 다소 살아날 듯하던 부동산 시장이 ‘거래 실종’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DTI 완화를 열흘 앞두고 강북에서 막힌 거래 탓에 강남까지 침체되면서 서울은 전방위적으로 ‘DTI 쇼크’에 직면했다. 

▶대출규제 부활, 금리인상, 재건축연한 유지 악재 겹겹=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 도봉, 강북 등 소위 ‘노도강’ 지역의 1월 아파트 거래량은 1035건에서 2월 434건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뒤 3월 21일까지 57건으로 급감했다. 불과 2개월 사이 거래량이 95% 가까이 초토화됐다. DTI 규제 완화 종료 시점이 엄습해올수록 매수세는 급격히 떨어지며 이는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노원구 상계신동아 아파트 전용84㎡는 1월에는 3억7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2억8500만원으로 하락, 90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며 가계대출부담이 커지자 매수 문의 자체가 뚝 끊겼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도봉구 쌍문동 R공인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대출규제가 풀려 거래가 어느 정도 될 줄 알았는데 금리까지 오르자 말 그대로 정지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건축 연한 40년 유지’까지 발표되자 ‘찬물에 얼음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 월계동 P공인 관계자는 “그나마 남아 있던 실낱같은 호재도 날아갔다”고 말했다. 
 
DTI 제도의 부활을 앞두고 업계와 금융당국의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 온기 돌던 부동산 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업계 주장에 가계대출 증가가 위험 수준이란 당국의 판단이 대립각을 이루고 있다. 사진은 현재 건설 중인 김포신도시아파트.

▶강북 수요 차단에 더딘 호재, 집주인들 월세라도 받자=강북권 시장이 냉각되면서 강남권에도 일파만파 타격이 오고 있다. 강남3구 거래량 역시 1월 1468건에서 2월 978건, 3월 21일 기준 265건으로 줄었다. 특히 노도강이 1~2월 거래량 감소가 큰데 비해 강남3구는 2~3월 감소폭이 커 강북권 매수 축소에 따른 영향이 시간차로 강남권에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구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강남에 집 사는 사람은 대출에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강북, 수도권 보유 주택 매매 여부가 더 큰데 이들 집 거래가 안 되다보니 이쪽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가락시영 종상향 등 강남 재건축 시장 탄력재로 꼽히던 호재마저 지지부진해 매수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1~3월간 개포주공1단지 거래량은 25→8→3으로, 송파 가락시영 아파트는 48→20→5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강북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서고, 강북 매매수요가 자연스레 강남으로 넘어오는 선순환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상대적으로 교육, 주거 환경이 좋은 강남권 이주수요가 자리를 잡아야 매매는 물론 전세난도 풀리는데 DTI부활 이후엔 지금과 같은 강남북 침체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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