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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내전 교착상태…카다피 ‘외교전’선회
카다피, 그리스에 특사파견

정전 제안 등 출구전략 모색

카다피 차남, 정권승계 의사

양측 반대로 실현가능성 낮아


석유도시 브레가 등 요충지

일진일퇴 거듭 장기전 양상


리비아 사태가 2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다피군과 반군 모두 교전 장기화로 궁지에 몰리면서 외교적인 방법으로 리비아 상황을 종료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카다피, 정전 제안=3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압델라티 오베이디 특사를 그리스로 보내 정전을 제안했다. 이탈리아 주재 영국 대사 등 영국 외교관들도 벵가지에서 반군측과 접촉하기 위해 리비아로 향했다. 하지만 카다피가 여전히 권력 이양 등을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그리스 정부 관리는 “정전을 포함한 외교적 방안이 마련될 수 있겠지만 양측 사이의 심각한 불신이 존재해 상황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디미트리스 드로우트사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오베이디 특사와의 회동에서 ▷유엔결의안 존중과 이행 ▷즉각적인 정전 ▷폭력 종식과 민간인에 대한 적대정책 중단 등 국제사회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리비아의 유럽 문제 담당관이었던 오베이디 특사는 영국으로 망명한 무사 쿠사 외무장관과 함께 지난주 튀니지로 향했다.

당시 쿠사는 런던으로 향한 반면 오베이디는 트리폴리로 다시 돌아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베이디는 과거 로커비 상공 팬암기 테러사건 용의자 석방 등 협상에 참여한 바 있는 노련한 외교관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반군이 카다피 부대가 서부의 주요도시에서 철수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전제 아래 정전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3일 카다피의 차남 세이프 알 이슬람이 아버지를 물러나게 한 뒤 자신이 민주주의로의 이양을 주도하겠는 의사를 반군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반군은 물론 카다피도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한 영국 소식통에 의하면 카다피가 아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낌새는 없었다”며 “반군측도 새 정부에 카다피 가족이 참여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황은 교착=보름 이상 지속된 다국적군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사태는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카다피군과 반군은 석유 도시 브레가 등 요충지를 놓고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카다피군은 다국적군의 눈을 속이기 위해 반군처럼 픽업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등 교란작전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나토 소속 전투기의 오폭으로 반군, 민간인 13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반군은 카다피군에 비해 화력, 전술 등에서 밀리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에 발은 담그고 있는 서방국가들은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리비아 서부지역에서는 식량, 연료 등이 떨어져가고 있다.

한편 나토에 리비아 군사작전 지휘권을 넘긴 미국은 나토의 요청에 따라 군사활동 축소계획을 잠시 보류하고 공습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ABC방송은 이날 나토가 4일 밤까지 이어지는 리비아 공습에 계속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미국도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나토의 요청은 최근 며칠간 악천후로 부진했던 공격력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리비아 군사작전에서 미국의 역할이 축소되면 다국적군이 반군을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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