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자신이 수송하는 휘발유를 몰래 빼돌려 판매해온 유조차 운전사와 석유 판매업자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억2100만원 상당의 무연휘발유를 빼돌려온 유조차 운전자 A(47) 씨와 B(52) 씨, 이 둘로부터 훔친 석유를 넘겨받아 판매해온 C(32) 씨 등 2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2008년부터 정유회사의 20t 무연휘발유 수송차량을 운전하면서 경기 하남시의 한 화물주차장에서 몰래 차량의 송유 밸브를 열고 무연휘발유를 빼내 기름통에 담는 방법으로 기름을 상습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 등 석유판매상은 A 씨와 B 씨로부터 20ℓ짜리 휘발유 1통에 1만3000~1만5000원의 가격으로 구입했고, 다른 판매상에게 ℓ당 700~1200원 상당의 가격으로 부풀려 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008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567회에 걸쳐 6만2070ℓ, 약 1억2100만원 상당의 기름을 이 같은 방법으로 빼돌려 판매해왔다.
이들은 무연휘발유 등 석유류 제품은 모든 수송이 유조차 운전사에게만 맡기고, 수송업체에서 시행하는 유조차 위치추적시스템(GPS) 감시 체계가 수송 노선을 벗어나는지만 확인하기 때문에 수송 노선상에서 기름을 빼돌려도 이를 발각하기 어렵다는 허점을 노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와 B 씨는 배송지 주유소로 향하는 수송 노선에 기름을 빼돌릴 만한 장소를 정해 미리 월세를 주고 장기간 범행 장소로 이용해왔다”며 치밀한 범행 수법을 밝혔다. C 씨 등은 단골 위주로 장사를 해 C 씨로부터 석유를 사들인 구매자 중에는 1000만원이 넘는 휘발유를 다량으로 사들인 구매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