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호쿠 대지진으로 입은 경제적 피해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정부 인사를 통해 나왔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은 12일 원전사고로 인한 전력부족으로 공장생산과 공급망이 위축될 것으로 보여 대지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각료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한 뒤 “대지진 발생 이후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공장 생산도 위축될 기미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는 영향이 매우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의 등급을 기존의 5등급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수준인 7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이후 나왔다. 일본 정부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물질적 피해를 역대 세계 자연재해 사상 최고 수준인 3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심리 악화와 생산 위축, 원전사고 피해 등을 감안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BOJ) 총재도 이날 의원들에게 “우리 경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14일자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정책위원들은 대지진 피해지역에 대한 재건 노력이 경기를 부양할지 확신하지 못했다. 또 전력공급 제한이 일본 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BOJ는 이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5조엔에서 10조엔으로 늘렸다.
일본 정부와 여당도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4조엔 규모로 편성하기로 하고 이달 중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추경예산은 피해지역의 건물 쓰레기 처리와 가설주택 건설,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