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가 19일 48년간 이어져온 비상사태법 철폐안을 승인했지만 미국과 야권 등은 대대적인 개혁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시리아 정부가 비상사태법을 폐지하고 다른 법으로 이를 대체하면서 시간을 끌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정부는 즉각 대대적 개혁조치를 시행하고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말로만 개혁을 약속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시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사태법 철폐안와 관련 시리아 정부가 진짜 비상사태를 해제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법으로 대체하려는 것인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상사태법 철폐안에 따르면 시위대는 집회를 개최하기 전에 내무부로부터 집회 허가를 받아야 한다. 법안은 오는 5월 초 의회의 승인과 아사드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기존 비상사태법은 법관의 영장 없이 보안사범을 구속하고 통신망 감청, 언론매체 통제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시위대는 시리아가 비상사태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사드 대통령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며, 아사드 대통령의 행보는 시간을 끌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정권 완전 퇴진, 표현의 자유 보장, 다당제 정치체제 도입, 정치범 석방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AFP통신은 이날 시리아 제3의 도시 홈스의 시내 중심가 광장에서 시민 2만여명이 ‘텐트시위’에 나섰으며 군경과 시민이 충돌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