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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최초 여총통 유력한 차이잉원 동성애 논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만 정계가 동성애 논란으로 시끄럽다.

대만 제1 야당인 민진당의 스밍더(施明德ㆍ70) 전 주석이 유력한 총통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ㆍ54ㆍ女) 민진당 전 주석에게 성적 취향을 정확하게 밝히라고 압박하면서다. 하지만 동성애 논란이 오히려 차이 전 주석의 지지도를 끌어 올리면서 대만 최초의 여 총통이 나올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 전 주석은 지난 3월 차이잉원 전 주석에게 성적 취향을 공개적으로 질문해 동성애 논란을 처음 불러 일으킨데 이어, 최근 다시 ‘불가사의한 총통 후보’라는 제목의 성명을 언론에 발표했다.

그는 “차이 전 주석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밝혀야 한다”면서 “국민이 후보자의 성적 취향을 알 권리가 있고 이를 밝힐 용기와 성의가 없다면 대만을 통치할 능력이 없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그녀가 동성애자라는 게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신뢰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스밍더 전 주석은 과거 국민당 독재정권시절 숱한 정치탄압을 받았던 대만 민주주의 역사의 살아있는 화신으로 불린다. 때문에 정치인들 가운데 그를 비난한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이번 그의 행보에 대해서는 사회 여론과 각종 인권 및 여권 단체로부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인들마저 당을 막론하고 그를 공공의 적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차이잉원은 동성애자들의 표심을 결집(?)하는 득을 보고 있다.

미혼인 차이잉원의 동성애 소문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10여 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학시절 약혼자가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했고 이후 정치에 입문하면서 결혼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음에도 그녀의 성적 취향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차이 전 주석은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민진당 주석 자리를 사임했다. 런던정경대학(LSE) 법학박사 출신으로 국립정치대학 교수, 입법위원, 대륙위 주임위원(장관),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춰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총통 당선 가능성을 물은 이달 여론조사들에서 또 한 명의 야당 후보인 쑤전창(蘇貞昌ㆍ63) 대만 전 행정원장(총리)과 차이잉원은 마잉주에 불과 몇 % 차이로 뒤져 내년 1월 개최 예정인 대선에서 민진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대만은 내년 1월 14일 선거 사상 처음으로 대선과 총선을 같은 날짜에 치르기로 결정, 벌써부터 대선모드에 돌입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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