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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외제차와 접촉사고
소득수준 향상으로 값비싼 외제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외제차와 국산차간의 접촉사고 건도 늘고 있다.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고 후 처리비용으로 당사자간 갈등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대전시 동구 보건소 사거리에서 외제차(아우디)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 K(32ㆍ회사원)씨는 자신이 몰았던 소나타 차량 가격보다 더 많이 나온 수리비에 기겁을 하고 말았다. 앞 범퍼와 도색비 등 수리비 900만원에 렌트카 청구 비용만도 11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45ㆍ주부)씨는 지난 3월 외제차와 접촉사고를 낸 후 차량수리비 600만원에 렌트비용 1375만원이 청구되자, 자신의 차량구입비용 보다 더 큰 수리비를 지불하고 타던 차를 결국 폐차시키는 기막힌 일을 경험했다.

이처럼 외국산 차와 사고가 나면 견인비, 수리비, 렌트비 등이 국산차량의 처리비용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하게 청구되고 있다. 이유는 피해자인 외제차 운전자가 주로 서울에 있는 전문 외제차 정비업체만을 고집함에 따라 이에 따른 견인비와 렌트비가 정작 수리비용보다 더 청구되는 기형적인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렌트비용은 소나타의 경우 1일 15만원인데 반해 외제차량 1일 렌트비용은 35~100만원선으로 많게는 8배 이상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보험사 관계자는 현행법에는 교통사고 발생시 동급 배기량을 기준으로 차량을 제공(최고 30일)하도록 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외제차 요구시 이를 배제할 제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가해자는 그에 상응하는 외제차를 렌트해 줄수 밖에 없고 전했다.

대전시의 외제차량 등록현황을 보면 3월 현재 1만173대. 이들 차량은 길거리에서 ‘움직이는 폭탄’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대전참여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렌트사 업체와 정비업체의 단합이 과다한 비용상승을 부추겨 애꿎은 시민들의 가슴만 멍들게 하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이권형 기자 @sksrjqnrnl> kwon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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