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쓰나미 피해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마을에서 ‘사랑의 꽃’을 피운 아름다운 사연이 나와 주민들에게 힘이 돼 주고 있다.
일본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쵸(南三陸町) 시즈가와(志津川)초등학교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 한 남성과 자원봉사 나온 여성이 약혼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남성은 올해 42살의 아베(阿部誠輝) 씨. 그와 당당하게 약혼을 감행한 여성은 올해 28살의 무라카미(村上希望)씨다. 무라카미 씨는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해 멀리 나라(奈良)현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세탁소 점원이다. 이들은 5월 중순 재해지역 대피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생선가게에서 일해오던 아베 씨는 지진발생 직후 소방대에 소속돼 소방차에서 주민들의 대피를 도왔다. 곧이어 검은 쓰나미가 땅울림 소리를 내면서 소방차에 까지 쇄도해오자 사력을 다해 대피했다. 그 후 남아있던 주민들을 구조하고 대피소에 머물며 피해자들을 돌봐 왔다. 아베 씨의 가족과 고지대에 있는 집은 무사했지만 일하던 생선가게는 쓰나미로 떠내려가 생활기반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무라카미 씨는 “한신(阪神) 대지진 때 재해지역으로 들어간 아버지 모습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26일 이곳으로 왔다.
피난생활을 보내던 중 어느 순간부터 둘 사이 대화가 오갔다. 물자운송 봉사를 맡았던 무라카미 씨가 “현지 지리를 알려주면 좋겠다˝ 고 부탁하면서 둘은 트럭으로 물품을 운반하게 됐고, 둘의 사이가 급속히 가까워졌다.
무라카미 씨가 귀가를 위해 마을을 떠나던 날, 아베 씨는 무라카미 씨를 데리고 임시 읍사무소로 갔다. 그는 창구에서 “혼인 신고서 있습니까˝라고 말한 후 “반드시 지킨다. 절대로 헤어지지 않는다˝ 며 프로포즈했다. 무라카미 씨도 “고마워요. 부탁할게요˝ 라며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