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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국제기구 취업, 언어보다 전문성 중요”
386대1 뚫고 OECD 정규직 된 정지은씨
여가부 인턴 기회로 유네스코서 활동

“실무경험 바탕 이젠 멘토役 하고파”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같은 세상에 국제기구에 정규직원으로 채용된 27세 당찬 여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정지은(사진) 씨. 그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신규 직원 채용제도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me)에 지원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OECD YPP는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33세 이하 젊은 인재를 채용하는 제도다. 세계 각지에서 지원한 4587명 중 합격자는 단 12명. 이 중 정 씨는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다. 정 씨가 합격한 교육지표분석국은 386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고등학교 때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런던 로열홀로웨이(Royal Holloway)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정 씨는 2006년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했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정 씨에게 국제기구 진출의 꿈을 심어준 것은 다름 아닌 여성가족부(당시 여성부)의 ‘국제전문여성인턴’ 사업이었다. 여성부가 200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국제전문여성인턴 사업은 대학원 재학 및 졸업한 국내 여성을 대상으로 국제기구에서 인턴십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40여명의 인원을 선발해 교육시키고 국제기구 인턴 진출을 돕는다.

정 씨는 2008년에도 국제전문여성인턴으로 선발돼 2009년 1월부터 3개월간 유네스코(UNESCO) 교육지원전략부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2010년 2월부터 이달까지 계약직으로 채용돼 교육 시뮬레이션 모델을 담당했으며, 이 경력을 바탕으로 OECD 교육지표분석국에 합격한 것이다. 여성부가 국제전문여성인턴 사업을 운영한 이래 국제기구 정규직 진출은 정 씨가 처음이다.

청년실업 시대에 도움이 될 만한 합격 비결은 뭘까. 정 씨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꼽았다. 그는 “유네스코에서 일하며 교육 시뮬레이션 모델을 담당했는데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공부한 점이 큰 도움이 됐다”며 “실무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도 많이 얻어 이런 실무 경험이 OECD에 지원할 때 장점이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언어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은 더욱 중요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정하고 파고드는 게 중요하다”며 “국제기구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 특정한 분야에 조예가 깊고 경험이 많으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오는 30일 여성부가 진행하는 ‘글로벌 리더 교육’ 강연에 특별 멘토로 나선다. 그는 “풍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많은 국제기구 담당자와 면담도 하며 준비했다.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부는 국제전문여성인턴 프로그램 운영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 28일 ‘국제전문여성인턴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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