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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참패는 민생 잘 못 챙긴 탓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다. 우선 최대 승부처로 전국의 주목을 끌었던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승리했다.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 중산층이 대거 거주하는 분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직전 총선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곳에서의 패배는 충격이 더 깊고 시릴 수밖에 없다.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도 연거푸 패했다. 지지기반이 무너진 것이다. 경남 김해을에서 김태호 후보가 힘겨운 승리를 거뒀지만 참패의 충격을 가리기는 어렵다.
보수성향 중산층이 무거운 경고를 던진 분당 선거 결과의 의미를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겸허히 되새겨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현 정부는 경제위기를 헤쳐나오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지표 수치였을 뿐 국민 체감 경제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청년실업 문제는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기름값 등 물가와 전월세 대란에 서민들의 삶은 더욱 빠듯해졌다. 양극화가 극심해지는데도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 하나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청와대는 매사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했다. 여당은 내부 권력투쟁에 골몰할 뿐 민생 챙길 겨를이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아예 모른 체 앞가림하기에 분주하고, 이재오 특임장관의 개헌론은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황당한 연출로 일관했다. 그 분노와 경고의 표시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것이다.
여권의 대대적인 개편과 수술이 불가피하다. 혁신을 주도할 인사들로 한나라당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 개편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새 진용 짜기가 과거 측근인사들이 자리를 나누는 ‘강부자 고소영 식’ 인사가 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당정청의 획기적 변화 없이는 순식간에 레임덕이 찾아오고 민생은 더 불안해진다. 당 개혁을 부르짖는 소장파의 지적에 귀를 막으면 안 된다. 과감한 혁신 없이는 내년 선거는 뻔한 결과로 가고 말 것이다.
모든 선거구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면서 이번 선거전의 혼탁 과열 양상은 어느 때보다 심했다. 특히 강원도지사 선거전을 지원한 민주당 최종원 의원의 국가원수 모독 발언은 역대 최악의 저질 발언이다. 민주당도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여당과 오십보 백보다. 무엇보다 정치인 자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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