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지도자인 빈 라덴은 지난 1일 파키스탄에서 미군에 의해 사살됨으로써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10년간 수배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10대 지명수배범’ 명단에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진에도 ‘사망’(Deceased)이란 빨간 글씨가 선명하게 들어가 있다.
그러나 그의 빈 자리가 당장 다른 수배범으로 대체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폴 브레슨 FBI 대변인은 “10대 수배범 가운데 누구든 언제든지 제거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채워넣는 것에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당장 채울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명수배범 리스트를 새로 작성하려면 FBI의 56개 부서가 후보자들의 명단을 제출하고 이를 범죄수사부 등의 특수요원들이 참가하는 위원회에서 후보자들을 추려내는 과정을 거쳐 FBI 국장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그만큼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장 빈 라덴의 자리를 대체할 누군가가 채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리스트 대로라면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빈 라덴 뒤를 잇게 될 전망이다. 알자와히리는 빈 라덴의 오른팔이자 알카에다의 브레인으로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인 사이프 알아델과 파줄 압둘라 모하메드, 헤즈볼라의 이즈알딘, 자말 아흐메드 모하메드 알리 알바다위 등도 10대 테러리스트 명단에 포함돼 있다.
10대 지명수배범 명단은 1950년 이후 등장했다. 1950년대에는 은행강도 등이 1960년대에는 정치적 급진주의자들이 주로 자리를 차지했으나 1970년대부터 테러리스트들과 조직범죄의 수괴들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빈 라덴은 10대 지명수배범 리스트와 10대 테러리스트 명단에 공통적으로 올라 있었다.
그의 목에는 최고 현상금인 2700만달러(한화 약 287억5000만원)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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