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조직의 2인자였던 아이만 알-자와히리(59)가 오사마 빈 라덴 사후 그의 후계자로 가장 유력한 상황이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조지타운 대학의 테러리즘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만 교수는 “자와히리는 빈 라덴 처럼 부(富)나 카리스마가 있지는 않지만 알카에다의 전략수립이나 개발, 혁신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될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자기의 일은 철저하게 처리하는 인물로, 결코 경량급 선수라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자와히리는 이집트 출신의 의사로 15세 때부터 이슬람 반군에 뛰어들어 현재까지 주요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와히리는 평소 빈 라덴보다 과격한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국민 봉기가 번지고 있어 눈에 띄는 행동을 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와히리가 조직 내에서 빈 라덴의 후계자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미 정보당국의 한 관리는 “자와히리는 분명히 빈 라덴보다 지명도가 떨어진다”며 “조직원들이 빈 라덴 후계 자리에 대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자와히리가 조직내 권력 강화에 나설 경우 반대세력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자문관은 “알카에다 내에 반대세력이 있고, 이들이 점차 서로를 헐뜯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호프만 교수는 “알카에다는 실효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기투표를 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권력투쟁이 나타날 경우 최후의 승자는 자와히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미 당국은 자와히리를 비롯한 알카에다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각국 대사관에 경계태세를 강화할 것을 명령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