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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측근들 “빈 라덴 사살, 물고문 큰 도움” 논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강경파 고위 관료들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 물고문 같은 가혹한 신문기법이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대표적 강경보수파(매파)였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8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워터보딩(물고문의 일종)을 포함해 테러 용의자들에게 사용해 온 가혹한 신문기법이 초창기 빈 라덴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런 신문기법이 재허용 돼야 하는지를 묻는 말에 “이것은 합법적인 프로그램이며 고문이 아니다”라면서 “가혹한 신문기법을 지금도 옹호하며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체니와 함께 강경보수파를 대표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도 이날 CBS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가혹한 신문기법은 중앙정보국(CIA)이 사용해 온 것”이라면서 “이를 금지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CIA의 전직 대테러활동 책임자였던 호세 로드리게스도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가혹한 신문기법이 빈 라덴을 사살할 수 있는 결정적 정보를 얻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재임 당시인 2002~2005년 CIA는 알 카에다 작전 사령관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KSM)와 그의 후임자가 된 아부 파라즈 알-리비를 체포해 물고문과 잠 안 재우기 등의 방법으로 가혹하게 신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직후 부시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가혹한 신문기법을 고문과 동일시해 이를 금지했다.

그러나 부시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고문의 역할론을 펴면서 재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다. 이런 주장들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입지를 얻어가며 고문 역할론이 고개를 들자 뉴욕타임스(NYT)는 5일 ‘빈 라덴 죽음 이후 고문을 정당화하는 노력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WP도 6일 칼럼니스트 유진 로빈슨의 칼럼에서 “빈 라덴의 은신처를 발견한 것은고문 때문이 아니라 수년에 걸친 끈질긴 정보수집 노력과 지칠 줄 모르는 탐색작업,그리고 부수적인 행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물고문의 역할론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낸 것은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수년간의 끈질긴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물고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 폭스뉴스에 출연, “가혹한 신문기법은 우리의 가치에 들어맞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고 말해 재허용 가능성을 일축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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