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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복테러 확산일로 국제사회 긴장
9.11테러의 배후였던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실질적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우려했던 대로 보복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어 국제사회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빈 라덴 사망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뒤 중동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라 주말동안 수십명이 사망했고, 미국에서는 국내선 여객기에서 안보 위협 메모가 발견돼 비상 착륙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는 보복공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반(反) 이슬람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탈레반 연쇄테러 심화=탈레반 반군은 8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이틀째 공세를 펼친 가운데 정부군과 반군간 교전 중에 4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사건은 빈 라덴의 사망 이후 보복을 천명해 온 탈레반이 자신들의 거점이었던 칸타하르 시내 주지사 관사, 경찰서, 호텔 등 10여곳에 연쇄 테러를 가하면서 발생했다.

탈레반은 7~8일 이틀간 자폭 조끼와 총기, 로켓 추진 수류탄을 사용해 정부군과 총격전을 벌였다. 주 정부는 성명을 통해 2명의 폭탄테러범이 칸다하르 호텔에서 24시간 이상 대치 끝에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테러와 관련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빈 라덴 사망으로 패배를 경험한 테러범들이 무고한 아프간인들에게 보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와 소말리아에서 역시 알-카에다 연계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 이라크의 한 교도소에서는 8일 알카에다 연계조직의 바그다드 최고 지도자로 보이는 재소자가 폭동을 일으켜 17명이 사망했다. 앞서 5일에는 바그다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힐라 지역의 경찰서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공격으로 경찰관 24명이 숨지기도 했다.

또 소말리아에서는 알-카에다와 함께 세를 불리고 있는 반군단체인 알-샤바브가 빈 라덴의 죽음을 슬퍼하는 흰옷을 입고 서방세계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美 여객기는 비상착륙=빈 라덴 사망 이후 ‘항공기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미국의 국내선 여객기가 운항도중 비상 착륙해 9.11테러를 연상시키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에서 출발해 샌디에이고로 가던 델타항공 소속 1706편가 기내 화장실에서 이상한 메모가 발견돼 이날 오전 10시께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빈 라덴 사살 이후 ‘보안상의 잠재적인 위협’으로 여객기가 비상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중앙정보국(CIA) 앨버커키 사무소는 소속 요원들이 즉각 현장에 출동에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 여객기의 승무원과 승객 107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낮 12시 30분께 이륙을 다시 허가했다.

▶반이슬람 정서 확산=계속되는 테러 위협은 미국 내에 반이슬람 정서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멤피스트대의 아랍어 겸임교수 마수르 라만은 동료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행 여객기를 탑승했다가 보안요원들에게 쫓겨났다. 승객들이 불안해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항공사는 뒤늦게 사과했지만 무슬림들은 부당한 차별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또한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한 무슬림이 터번을 머리에 썼다는 이유로 주 법정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아울러 포틀랜드의 한 이슬람 사원 외벽에는 “오사마는 최후를 맞았고 이슬람은 내일”과 같은 낙서들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알-카에다의 보복테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미국내 공항 등지에서 경계태세 강화를 위한 보안 수위를 높이고 있어 반 이슬람 정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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