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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 글이 되고, 글이 선율로...
음악 칼럼니스트 강민석의 '바람이 속삭이는...'

‘지극히 과묵하고 무표정하지만, 황무지와 낙원이 혼재하는 이 세상의 모든 자연을 만든 신에게 고마움의 엽서를 쓸 줄 하는 사람이다. (중략) 서두르는 법이 없는 그의 기타와 목소리에는 그래서 짙은 코발트 불루색 종이 위에 젤라틴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처럼 은은한 위엄이 서려 있습니다.’ (179쪽) 

마이클 헤지스의 앨범에 대한 설명이다. 곡과 딱 맞는 문장이다. 기타의 구도자이자 ‘아스팔트 위의 고독한 자연주의자’인 마이클 헤지스의 곡은 흡사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주인공이 뉴욕의 한 공원 앞에서 치는 기타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 일, 몹시 어려운 작업이다.

음악 칼럼니스트 강민석은 그 일을 잘 해냈다. 최근 나온 <바람이 속삭이는 너의 이름을>(북극곰. 2011)은 제목만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강민석은 BBS-FM의 월드뮤직 전문 프로그램 ‘세계음악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책 제목은 원래 스코틀랜드 가수 이소벨 캠벨이 부른 노래 ‘The Breeze Whispered Your Name’에서 빌려왔다. 그의 글에 대한 느낌은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의 글로 대신할 수 있다.

‘그의 글은, 그 자유로움을 따라가는 것만 같다. 은은하게, 차분하게 음악이 이끄는 대로 독자를 이끈다. 책 제목처럼, 우리가 느끼는 그들의 영혼을 통해 우리는 결국 나의 영혼을 들여다보게 된다. 강민석의 글은, 그런 진정한 치유의 음악을 만나게 하는 훌륭한 예언자다.’

이 책을 읽으려면 반드시 인터넷과 접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글이 이끄는 주옥같은 음악을 들어야 하기에. 멋진 음악을 소개받을 수 있고, 영혼을 울리는 노래를 어떻게 글로 표현하는지 눈여겨 볼 수 있어 좋은 책이다. 누군가 쓴 아래 글처럼.

“에디트 피아프의 뜨거운 삶으로 시작해서 숲 속에 침잠하는 중년이 된 소년의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이 책을 단숨에 읽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글로 전하는 음악들이 순간 너무나 간절하여 당장 찾아 듣고 싶은 맘을 누르기가 어려웠거든요. 생의 어두움과 절망 속에서 연약한 삶들이 마음에 품은 애처로운 희망을 만날 땐 기어이 뜨거운 차 한 잔 내려 마셨습니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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