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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밀란 쿤데라 전집 ’외 다이제스트
▶십자매 기르기(최민경 지음/문학과지성사)=‘나는 할머니와 산다’로 2008년 세계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최민경의 두 번째 장편소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쫓아가는 소년 은호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됐다. 독일 광부로 벌어온 돈을 사기로 날려버리고 넝마주이 생활을 하던 할아버지다. 형은 멋대로 살기로 작정한다. 할아버지와의 약속이 있는 은호는 그럴 수 없다. 할아버지가 남긴 플루트가 은호에겐 꿈이자 친구다. 기존의 세계, 문법을 비딱하게 보거나 궤도 이탈함으로써 자기만족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자신의 현실을 바라보며 한걸음 한걸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은호의 모습은 또 하나의 청소년의 전형이 된다.

▶왕도와 신도(김용상 지음/나남)=조선 초기 문신 신숙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을 밀어내고 권력을 잡는 동안, 수양대군을 도왔다는 기록에 근거, 변절자로 보는 시각과 현실을 중시하고 대의를 따른 인물로 봐야 할지 엇갈린다. 저자는 변절자 신숙주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된 역사기록들을 의심한다. 그는 조선왕조실록의 역사기록들을 꼼꼼히 찾아내 고뇌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신숙주를 그려낸다. 특히 신숙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춰 수양대군의 가치를 발견하고 오른팔이 돼 가는 과정과 계유정난을 겪는 과정, 친구들의 돌아섦, 이해할 수 없는 정치를 펴는 수양대군을 바라보는 고뇌 등을 통해 신하가 넘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앨빈 토플러와 작별하라(댄 가드너 지음, 이경식 옮김/생각연구소)=미래 예측서들은 손금이나 미신과 다를 바 없다. 저널리스트 댄 가드너는 유명한 미래예측서들에 일격을 가한다. 그 명단에 ‘역사의 연구’로 잘 알려진 아널드 토인비, ‘풍요로움의 종말’의 폴 에를리히, ‘야성적 충동’의 로버트 쉴러. Y2K를 예측했던 제임스 하워드 쿤슬러, ‘미래의 충격’의 저자 앨빈 토플러까지 총 망라된다. 저자는 아인슈타인까지 내로라 하는 전문가들이 어떻게 엉터리 예측을 늘어놓았는지, 영민한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핀다. 통쾌한 분석과 논리적인 설명이 인간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해준다.


▶지식의 책(내셔널지오그래픽 편저, 이창우 외 옮김/지식갤러리)=오랜 시간 생명의 오랜 진화가 이뤄진 지구를 포괄적으로 담은 방대한 지식사전이다. 지구는 그 자체로 태양계 한 행성으로 기능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역동적인 인간의 활동상이기도 하다. 책은 우선 지구와 우주에 대한 광범위한 우주망원경적 시각으로부터 인류의 종, 가족, 문화, 역사로 좁혀온다. 우주의 어마어마한 태생으로부터 초현대적인 의학기술까지,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부터 세상에서 말하고 쓰는 여러 언어까지, 기후 변화부터 나노테크놀로지까지 광범위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다. 지식에서 나아가 존재의 시원을 종횡으로 넘나드는 즐거움이 있다.

▶밀란 쿤데라 전집(민음사)=현존하는 최고의 작가 밀란 쿤데라의 전집 15종이 세계 처음으로 출간된다. 첫 번째 소설 ‘농담’을 비롯해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단편집, 에세이, 희곡 등 쿤데라의 작품 전 장르가 포함됐다. 에세이 ‘어느 만남’과 희곡 ‘자크와 그의 주인’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 특히 최근작 ‘어느 만남’은 ‘커튼’에 이어 소설, 예술, 철학, 문화 전반에 대한 밀란 쿤데라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깊은 조예를 보여준다. 1번부터 10번까지는 초기작부터 삶에 대한 철학이 짙게 밴 최근작까지 소설로 구성, 밀란 쿤데라의 삶과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볼 수 있다. 1차분으로 이번에 나온 5종의 소설은 ‘농담’ ‘우스운 사람’ ‘삶은 다른 곳에’ ‘이별의 무도회’ ‘웃음과 망각의 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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