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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논쟁적 작가,폴 메카시 전시가 열린다고?
2012년, 임진년을 맞아 국내 주요 갤러리들은 한국 작가와 해외 작가 전시를 다양하게 펼친다.
먼저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제갤러리(회장 이현숙)는 올 첫 전시로 조각, 설치미술, 비디오 등 각종 장르를 넘나들며 아찔할 정도의 도발적 작업을 선보여온 미국 작가 폴 메카시(Paul McCarthy) 개인전을 3월에 개최한다.

미국 네바다 출신으로 초기에는 주로 전쟁을 다룬 작업을 시도했던 메카시는 이후 한마디로 규정키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오가며 엄청난 양의 작업을 쏟아내고 있다. 그에겐 ‘이 시대 가장 문제적 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데 세계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거물급 정치인을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심하게 패러디하거나, 인간의 본질적 욕망과 성적 코드 등을 가차없이 드러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폴 메카시의 작업은 그 그로테스함 때문에 일반 대중에겐 매우 불편한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현대인의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비뚤어진 본성, 그중에서도 누구에게나 내재된 폭력성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울러 작금의 현대사회가 봉착해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그 누구보다도 풍부하면서도 예리하게, 도전적이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어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메카시는 한 동안 ‘꿈의 공장’이라 불리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 등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치 영화 속에서 등장할 법한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인물들,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입체 조각과 회화, 영상,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팝아트적인 요소, 하드코어적인 풍자, 표현주의적 요소, 행위예술을 통한 일련의 작업 등을 폭넓게 차용한 그의 창작세계는 대담한 표현력과 조형력, 그리고 그 기저에 흐르는 엽기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풍자, 정곡을 가차없이 찌르는 비판정신으로 인해 미술전문가들의 시선을 쏠리게 한다.

그 자신 온 몸에 피를 묻힌 산타클로스로 분해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얼굴이 이지러진 인간과 동물의 대형두상, 털이 뽑힌채로 전기박스에 드러누워 있는 돼지, 동물과 성행위를 하는 인간, 초대형 토마토를 뒤집어 쓴 피노키오, 침팬지를 안고 있는 마이클 잭슨 초상, 낙서화를 연상케 하는 빠른 필치의 회화 등 손을 안대거나, 못하는 주제및 장르가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활약상을 보여주는 메카시는 각국 미술관및 갤러리로부터 끝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폴 메카시의 전시는 국제갤러리가 개관 30주년을 맞아 제3의 공간으로 조성한 소격동의 프로젝트 관의 개관전으로 기획됐다. 이 공간은 미국의 유명 건축상인 AIA상(賞)을 수상한 SO-IL 건축그룹(美 브룩클린 소재)이 디자인한 갤러리로, 층고가 7m에 달해 대형 프로젝트가 가능하다. 그런데 너무나 방대한 데다, 여러 갈래로 전개돼있는 메카시의 작업 중 과연 어떤 작품이 서울 전시에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메카시 전시와 함께 올해 에바 헤세(3~4월), 이기봉(6~7월 예정), 전경+강임윤(8월), 김수자(9월) 작품전을 준비 중이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는 1월 새해 첫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시대별 작품을 망라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1월 6일부터 2월26일까지 연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영원의 노래’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김환기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총 70여점이 내걸린다. 전시와 함께 김환기 선생의 작품을 망라한 대형화집도 출간된다.

이어 5월에는 김종학 화백이 딸과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저서 출간을 기념하는 전시가 준비돼 있다. 갤러리현대는 해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국내에는 별반 소개되지 않았던 유망 작가의 전시를 갤러리현대 강남(서울 신사동)에서 다양하게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가나아트갤러리(대표 이옥경)는 3월에 채색화가 이숙자 화백의 작품전을 연다. 보리 그림으로 유명한 이 화백의 근작과 신작 등 대작이 출품될 예정이다. 이어 4월에는 사석원 작품전이, 5월에는 걸스타인 작품전이 열린다.

학고재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고미술 전시인 ‘소호와 해강의 난죽’ 전을 마련했다. 소호 김응원, 해강 김규진의 맑고 기품있는 난초와 대나무 그림 30여 점이 출품된다. 전시는 1월11일부터 2월19일까지 열린다. 학고재는 서울대 미대 출신의 작가 김태호 교수(서울여대)의 개인전을 5월에 개최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pkm트리니티 갤러리(대표 박경미)는 오는 4월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거장 올라파 엘리아슨의 작품전을 열며, 6~7월에는 런던과 뉴욕을 무대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화가 헤르난 바스(HERNAN BAS)의 첫 한국 전시를 열 예정이다. 또 8~9월에는 덕 에이킨 작품전을 10~11월에는 재미화가 이상남의 작품전이 이어진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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