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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배수아의 냉소적인 몸 읽기
배수아의 단 하나뿐인 에세이집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자음과모음)가 새로운 디자인과 편집으로 11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벌거벗은 육체를 구속하는 사회적 강박에 관한 스케치”라고 자신의 에세이를 정의한 배수아는 몸을 분석하고 사회학적 의미를 캐냄으로써 몸이 지닌 에로티시즘으로부터 멀리 비켜간다

몸과 성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기에 몸과 관련된 의문을 제기한다는 건 성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발적인 물음들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왜 차에서 하는가’ ‘벗었는가 입었는가’ ‘과연 음란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스와핑, 동성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시선 등을 시험대에 올려놓지만 본격적으로 탐색에 나서진 않는다. 다만 주류문화의 굳어진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 배수아의 포즈는 획일화된 세상에 대한 따분한 시선이다. 다양성이 거세된, 상상력이 빈곤한 사회에서 답답증을 느끼는 거다.

본질과 허상, 욕망의 실체, 인간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허약한 기반들을 투시해내는 힘이 날카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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