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검사다. 신고해도 다 막을 수 있다”

광주에서 8명의 10대 남녀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감금 후 집단 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SNS로 퍼뜨려 2차 가해까지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에 가담한 일부 학생들은 ‘검사아빠, 부자아빠’를 내세우며 피해 학생에게 심리적 공포와 무력감을 안겨줬고, 일부 성적 폭언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피해학생은 육체적·정신적 트라우마로 수차례 자해에 나서는 등 극심한 공황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의 A중 2학년에 재학중인 B양은 지난 5월 18일 저녁 7시께 평소 친분이 있던 1년 선배 C양과 그의 친구들에게 이끌려 모지역 인근 정자에 불려갔다. B양과 C양은 한때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인연을 쌓았지만 C양의 지속적인 금전 요구와 괴롭힘으로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였다.

이에 화가 난 C양은 7명의 친구들과 함께 B양을 둘러싸고 폭언과 주먹질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감금과 휴대폰 손괴, 집단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폭행 전후 과정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B양의 친구들에게 전송, 2차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특히 폭행에 동참한 D양과 E양은 “우리 아빠가 현직 검사와 건설업체 사장이다. 네가 아무리 신고해도 우린 처벌 받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E양의 아버지는 건설사 대표로 확인됐다. 어른들의 그릇된 법 감정과 잘못된 사회 가치관이 아이들에게 전이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광주시교육청 학교폭력위원회 심의위에 상정됐고 피해학생에게 신체정신상 피해를 유발한 학교폭력으로 판명됐다. 현재 광주남부경찰서에서도 관련 수사를 진행중이다.

피해학생 B양의 어머니는 “8명이 여학생 한명을 무차별로 폭행하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는데도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반성과 재발방지 대책은 미약한 수준”이라고 성토하며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유명무실한 학폭위 제도의 근본적인 손질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폭사건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개인정보 공개와 처벌수위 결정에 예민 할 수 밖에 없는 사안” 이라며 “담당 교육지청과 내용을 다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광주=서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