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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단추 잘못 낀 광주첨단3지구 ‘산넘어 산’
광주전남, 행정구역조정 기획단계서 빠져 난항
인공지능 클러스터 사업 잇딴 고배 경쟁력 비상
광주첨단3지구는 감정평가, 대행업체 선정, 행정구역조정 등 사업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비상대책본부 관계자가 첨단3지구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1조2000억 규모 공영개발방식인 광주첨단3지구개발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감정평가, 토지수용 단계에서 주민 반발로 발목을 잡힌데 이어 수천억 규모의 3공구 개발대행업체 모집과정에서 경쟁입찰 대신 단독컨소시엄 선정이 유력한 상황이다. 통상 공공기관 입찰은 단독참여시 재공모가 일반적이지만 이번은 단독이여도 강행,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특히 첨단3지구는 가장 중요한 기획단계에서 시도간 행정구역조정이 빠진 채 추진돼 내년 재선을 앞둔 이용섭 광주시장의 무리한 사업추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첫 단추 잘못 낀 사업=첨단3지구 부지는 광주시 북구, 광산구, 전남도, 장성군에 걸쳐있어 사업이 마무리 되더라도 행정구역 조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간 셈법 차이로 해법마련이 쉽지 않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경계구역이 정리돼야 원만한 사업이 진행되는데 이 과정이 사실상 생략된 것이다. 예를들어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상업시설이 들어설 3공구는 광주시와 장성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데 광주시와 장성군 모두 노른자땅을 포기할리 없다.

따라서 기획단계에서 충분한 논의와 소통, 숙의 과정을 거쳤어야 했는데 이를 생략하면서 결국에는 복병을 만나게 된 셈이다.

광주도시공사는 오는 30일 토지조성과 대규모아파트단지 조성사업을 대행할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3공구 개발 부지로 광주시와 전남 장성군 사이에 걸쳐있다. 서인주 기자

이 때문에 사업부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전남도와 광주시간 경계구역 조정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해결책 마련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

지역산업 한 관계자는 “단체장들이 생색내기용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빠지면서 미궁에 빠지게 된다” 면서 “AI산업 등 수천억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산업단지 조성과 경계구역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빛좋은 개살구’에 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행정구역 조정 “왜 어렵나”=행정구역 조정은 인구, 예산, 선거구 등 첨예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

정치인과 지자체장이 산업단지 유치와 세수, 일자리 창출이라는 치적을 쉽게 내줄 리 없다. 지방의회 통과도 사실상 어렵다. 지역 주민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지역국회의원의 상생의지와 통큰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행정구역 조정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우선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주민공청회, 시도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행안부 경계조정안 승인과 함께 국무회의 의결절차도 녹록지 않다.

대통령령으로 확정될 때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행정절차도 까다롭다 보니 도중에 좌초하는 곳도 많다. 실제 여수, 광양, 순천 등 광양만권 3개 시도간 행정구역 경계조정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서울 노원과 경기 의정부의 경계 조정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와관련 광주시 북구, 광산구, 장성군, 담양군은 ‘첨단3지구 행정구역 조정 TF’ 등 상생간담회를 열고 있지만 해법마련은 요원한 실정이다.

장성군 한 관계자는 “행정구역 및 생활권 불일치 등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경계조정안에는 공감한다” 며 “모든 과정은 중앙기관인 연구개발특구본부에서 주도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첨단3지구는 광주시 북구 오룡동, 대촌동, 월출동, 비아동, 장성군 남면, 진원면 일원에 361만6853㎡규모다. 이곳에는 인공지능 집적단지를 비롯해 국립뇌심혈관센터, 스마트케어가전, 나노산업, 광기반융복합산업 등이 들어선다.

▶문대통령 100대 과제 AI산업 삐걱(?)=광주시의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됐다.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로 2020년부터 10년 동안 1조 원 규모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현재 4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는 1단계(2020~2024년)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첨단3지구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예산, 기업유치, 인프라 구축 등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내세운 광주시는 이곳에 데이터센터, 실증 기반시설 등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나 정작 갈길은 멀어 보인다.

광주첨단3지구 인공지능집적단지 조감도

우선 AI 집적단지조성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지난 3월 첨단3지구 인공지능 클러스터 안에 구축하려던 인공지능 실증 테스트베드 사업은 경기도 판교에 밀려 탈락했다. 320억 원 규모의 이 사업은 광주의 핵심 인프라 가운데 하나다. 또 최근 광주 등 6개 지자체가 경쟁했던 국가 로봇 테스트필드 혁신 사업도 대구에 밀리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광주연구개발특구 한 관계자는 “광주 광산구, 북구, 장성군과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내용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경계구역은 지자체의 영역” 이라며 “사업이 지연될수록 행정비용과 보상비가 증가하고 그만큼 산단 경쟁력은 떨어지니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착수식에서 “광주는 대한민국 인공지능의 핵심거점”이라며 “인공지능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시켜 줄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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