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준결승 전에서 오른손 손등에 벌이 붙은 채 활 시위를 당기는 김제덕(20‧예천군청). [MBC중계화면]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벌이)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해야 하나. 입술에 붙었었다.”
돌아온 ‘주먹밥 쿵야’ 김제덕(20‧예천군청)이 프랑스 파리 현지 벌들의 방해에도 세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김우진(32‧청주시청), 이우석(27‧코오롱)과 함께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5-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제덕, 김우진, 이우석. [연합] |
한국은 같은날 치러진 8강에서 일본을 세트스코어 6-0으로 완파했지만, 중국을 상대로 한 준결승전 맞대결에서는 위기도 있었다. 1세트와 2세트에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마지막 3세트. 그 중에서도 마지막 2발이 남은 상황의 스코어는 36-53이었다.
남은 두 발에서 9점씩만 쏴도 18점을 얻어 확정되는 결승 문턱. 별안간 벌 한 마리가 활 시위를 당기는 김제덕에게 날아왔다. 이 벌은 김제덕의 오른손등에 앉아 있다가 곧 조준점 사이를 활보했다. TV 중계화면에도 고스란히 포착된 벌의 방해 공작에도 김제덕은 10점을 쐈다.
우승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가진 김제덕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선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벌이 있었다. 쫓아낸 다음에 섰는데 벌이 그대로 따라오더라”며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해야 하나. 입술에 붙었었다”고 회고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에서 김제덕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한국은 프랑스를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 |
그러면서 “'올림픽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팔을) 내릴 수가 없다. 안 쏠 수가 없다'는 마음가짐이 컸다. 어떻게든 잡아서 10점을 쏘고 싶었다”며 “그 한 발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피해를 끼치기 싫어서 끝까지 잡고 쐈다. 10점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믿음을 가지고 쐈던 10점이 저한테는 좋은 감각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제덕은 올림픽 금메달이 세번째다. 2020 도쿄 올림픽 때 만 17세로 출전해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남자 양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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