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가톨릭 희년 맞아 관광객 제한 차원
로마 관광 명물 트레비 분수 앞에 관광객들이 몰려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탈리아 로마의 260여년 된 관광 명물 '트레비 분수'가 부분 유료화 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로마 지역 일간지 일메사제로에 따르면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 담당 시의원은 "로마 시민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비거주자에게는 1∼2유로(약 1500∼3000원)를 걷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료의 목적이 수익을 위해서가 아닌 방문자 수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마 관광 명물 트레비 분수를 방문한 관광객들. [게티이미지] |
로마시는 사전 예약제를 운영해 미리 예약한 인원에 한해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시가 그동안 무료 개방해 온 트레비 분수를 부분 유료화하는 이유는 관광객이 지나치게 많이 몰려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레비 분수 관광객 제한 조치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비 분수의 상황은 기술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내년 가톨릭 희년에 전세계에서 순례자가 몰릴 것으로 로마시는 우려하고 있다.
25년마다 돌아오는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한다. 내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3200만명의 관광객과 순례자가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1762년 완성된 트레비 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마의 명소로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있다고 해서 트레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은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전 세계인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져왔다. 영화 ‘로마의 휴일’(1953년)에서 배우 오드리 헵번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유명하다.
이탈리아 일간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지난해 트레비 분수에서 건져올린 동전은 약 160만유로(약 23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