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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공화 “아프간 철수는 해리스 실패작”…고위 장군들은 “트럼프 책임”
폴리티코 “공화당의 해리스 흠집 내기 시도”
지난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을 당시 탈레반 특수부대 소속 군인들이 카불 하이드 카르자이 하이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토론이 10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공화당이 지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책임론을 재점화하고 있다.

9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은 전날 아프간 철수에 대한 책임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공개한 마이클 맥컬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정부의 무조건적인 항복과 탈레반에 맞서 미군과 함께 싸웠던 아프간 동맹국들, 즉 형제들을 포기한 것은 이 행정부의 오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결정이 초래한 재앙적인 실패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8월 진행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최종 철수 과정은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약 20년간 지속해 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마침표를 찍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미군의 철수 이후 얼마 가지 않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하면서 미국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민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모두 참전한 콜로라도주 민주당 의원이자 육군 베테랑인 제이슨 크로우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인들은 더 이상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지 않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한 달에 수백억달러를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파적 발언으로 진실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미국 전·현직 고위 장교들도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공화당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토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던 스티브 애벗 장군을 비롯해 4성급 장군 3명을 포함한 전현직 장교 10여명은 이날 ‘미국을 위한 국가 안보 리더들’이라는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 내 미군 철수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인 2020년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개입 없이 탈레반과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면서 이로 인해 이듬해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가 적절한 철군 계획을 수립할 시간을 갖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탈레반의 테러 공격 중단을 전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는데, 이 협정이 탈레반 재집권의 길을 닦아주며 결과적으로 미군 철수에 따른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공화당이 3년 전 있었던 아프간 철수를 다시 꺼내든 것은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해당 사건을 재점화하는 것만으로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부통력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계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에겐 책임 주체와 상관없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발생한 아프간 철수를 다시 이슈로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볼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토론에서도 아프간 철수는 화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지난 4년 동안 바이든 행정부에서 자신이 외교 정책 결정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가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프간 전략에 반격해 오히려 타격을 줄지, 아니면 다른 외교 정책 문제로 화제를 옮기려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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