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가 가자지구에 운영하는 학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손상된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이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한 예멘 반군 후티에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간) 후티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후티가 직접 운영하는 매체 알마시라TV는 야히야 신와르가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후티 지도자 압델-말렉 알후티에게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현재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인 신와르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했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력화에 실패했다면서 “저항이 괜찮다고 장담한다. 우리는 긴 소모전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란의 ‘대리세력’으로 불리는 후티는 전날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로 공격했다. 미사일은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해, 이스라엘 군의 격추로 파괴됐다. 후티는 이 공격에 ‘새로운 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자체 제작 영상을 통해 미사일의 사거리는 2150㎞이며, 속도는 최대 ‘마하 16’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이것은 아이언돔을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새롭고 강력한 방공시스템을 뛰어넘는 기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측은 후티가 초음속이 아닌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결론냈다. 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최소 5배 빠르게 날아가 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후티의 비디오와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무기가 이란에서 생산된 카이바르 셰칸 탄도미사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날 미국이 ‘공격을 멈추면 후티 정부를 인정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후티 정치국 소속인 모하메드 알 부카이티는 알자지라 무바셔 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수행하는 모든 작전 후에는 항상 소통이 이루어진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후티는 예멘이 내전을 겪자 2014년 수도 사나를 장악한 반군이다. 미국은 올해 1월 후티를 테러 집단으로 재지정했다. 하지만 미국의 한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 발언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고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해왔다. 최근에는 하니예 암살과 관련 이스라엘에 보복을 천명한 이란을 대리해 공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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