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힌 왕난 씨. 그는 2019년 6월 임신 3개월째 34m 높이의 절벽에서 남편이 밀어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웨이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임신 3개월째 남편에게 34m 높이 절벽에서 밀려 아이를 잃고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중국 여성이 사건 5년 만에 아들을 출산해 화제다.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 왕난(37)씨는 중추절(추석)이었던 지난 17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보름달 아래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아들과 나는 건강하다. 아이가 내 세상으로 와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왕씨는 임신 3개월 차였던 2019년 6월 태국 북동부의 파탐 국립공원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남편이 34m 높이의 절벽에서 밀어 목숨을 잃을 뻔했다.

당시 남편 유샤오둥은 도박 빚을 청산하기 위해 그녀의 재산을 빼앗을 목적으로 살해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샤오둥 지난해 6월 태국 법원에서 징역 33년 4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왕씨는 이 사고로 17군데 골절상을 입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끝에 몸에 100개 이상의 쇠침을 박은 채 3년 동안 휠체어 신세를 졌다. 물론 뱃속 아이도 잃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 훈련을 이어간 덕분에 왕씨는 지난해 비로소 아무런 도움 없이 걸을 수 있게 됐다.

그는 걸을 수 있게 된 후 파탐 국립공원을 다시 찾아 사고 당시 자신을 구조한 119대원들과 지역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왕씨는 이와 관련해 "내 인생에서 만난 모든 친절한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이 없었다면 저는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고, 다시 새로운 삶을 맞이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워 했다.

한편 왕씨는 아이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사고 이후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었던 시련 탓에 "본능적으로 남자를 두려워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왕씨는 지난 6월 SNS를 통해 체외 수정으로 임신했다고 밝혔고, 누리꾼들은 "왕씨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당신과 아이 모두 축복 받길 바란다" 등 축하 세례를 보냈다.

왕씨는 지난해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