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9일 오후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첫 소환 조사를 마친 뒤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우리 어차피 헤어질 거 아니잖아. 그럼 화 풀어. 남자친구랑 싸워도 전 이렇게 해요. 제가 뉴진스를 가스라이팅했다면 이런 걸거예요. 우리가 어떻게 화해해야 하는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에겐 100분의 시간도 짧았다. K-팝 업계를 뒤흔든 하이브와의 경영권 탈취 논쟁, 하이브가 주장한 민 전 대표를 향한 논란에 대한 언급, 뉴진스와의 관계, 뉴진스를 통해 바꾸고 싶었던 업계의 폐단을 거침없이 언급했다. 최근 “뉴진스가 민희진 전 대표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엔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민 전 대표는 27일 오후 9시부터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 참여해 ‘K팝의 공식을 깨는 제작자, 민희진의 프리스타일’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민 전 대표는 “이 시간이 내게 귀하다. 원래 준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늘 잘 준비했냐’고 휴대전화에 불이 날 정도로 연락이 많이 왔다”며 “제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연락주셔서 감사하다. 광고주 분들도 연락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현대카드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 됐다. 그는 “막말하는 스타일이니까 살짝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자리는 K-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도파민’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유튜브를 꺼달라”면서 “제 기자회견은 인생에서 최악의 상황일 때였기 때문에 도파민(이라는 표현이)이 와닿지 않았다. 제가 ‘밈’이 된 게 너무 상처였다. 힘들게 얘기했고, 처절한 이야기인데 희화화돼서 밈이 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앞서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25일, 장장 3시간에 달하는 기습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와의 지난한 분쟁 과정을 폭로했다. 욕설과 눈물, 웃음이 공존했던 이날의 기자회견은 한국 사회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빅이벤트였다. 당시 민 전 대표가 입었던 의상까지 모조리 완판되고, 온갖 짤을 생성됐다.
민 전 대표는 “(인터뷰로) 라디오까지 하고 집에 오니까 후련했지만 씁쓸했다. 제 지인들이 밈을 보내줬는데 슬픈데도 웃음이 났다 ”며 “이걸로 슬퍼하는 게 의미가 없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민 전 대표는 강연 말미 뉴진스의 신곡의 데모를 들려주기도 했다. 현재 하니가 랩을 해보겠다며 가져간 상태라는 것까지 귀띔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하이브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만, 대표이사 임명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 전 대표 측은 그러나 “잘못된 계약으로 임기만 연장됐을 때, 뉴진스의 정상적인 아티스트 활동을 보장받지 못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대표이사로서의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힘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하이브의 진정성을 갖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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