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설득한 혁명수비대
당초 신중했던 이란, 공격 결정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애쉬켈론에서 이란의 탄도 미사일이 발사되자 이를 요격하기 위한 로켓이 날아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까지 이란 내부에서 여러 논쟁이 있었다고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 군 사령관들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이란이 강해 보이기 위해서는 (폭격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득한 후 이날 공격이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란은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
해당 계획에 정통한 혁명수비대 대원 2명은 “이란은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이 반격할 경우 서방 국경에서 발사할 수백 발의 미사일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날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이란 작전에 반응하면 더 압도적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7월 말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에서 암살 당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어 지난달 28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망 이후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NYT에 따르면 일부 이란의 고위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지, 하메네이가 다음 목표가 될지 우려하며 충격과 불안에 휩싸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NYT는 “나스랄라의 사망 소식에 하메네이가 깊은 충격을 받고 애도 중이지만 침착하고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익명의 이란 관리 4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이란 군 사령관들이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흐름을 바꾸거나 최소한 늦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이란 군 사령관들은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친이란 세력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이란과 이란 동맹국이 약하다는 인식을 되돌리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심 끝에 내린 이번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알리 바에즈 국제 위기그룹 책임자는 “헤즈볼라의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란의 전면 대응은 이스라엘에 반격할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어 여전히 매우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전면 지원 방침을 선언하면서도 ”이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저항 세력을 이끄는 헤즈볼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오는 4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금요 기도회를 직접 이끌 예정이다. 하메네이가 이란 최고지도자로서 금요 기도회를 이끄는 것은 2020년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NYT는 하메네이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특별한 상황에서만 금요 기도회에서 설교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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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