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열린 독일 정부 주간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약 2년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독일 매체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숄츠 총리는 전화 통화가 푸틴 대통령이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드문 기회라며 직접 접촉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2022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민간 기반 시설 공격을,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지원 정책을 들어 서로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는 서방 각국 지도자들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연락을 끊었다. 다만 숄츠 총리는 국내 정치권의 반발에도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사거리 500㎞짜리 타우러스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지 않는 등 확전을 막는 데 상대적으로 무게를 둬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타우러스 미사일 공급을 지지한다며 “우리가 민주주의 체제이고 연립정부가 뭉치지 못해 타우러스를 못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기화한 전쟁의 피로감에 더해 2022년 9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를 우크라이나가 주도한 정황이 점차 드러나면서 당시 사건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독일과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유럽 가스 수출길이 끊긴 러시아는 독일 정부에 신속한 수사를 연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선 독일과 러시아 정상이 11월 18∼1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접촉할 것으로 전망했다.
SZ는 “푸틴 입장에서 11월 5일(미국 대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베를린에서 전화가 간다고 해도 상황이 거의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숄츠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독일에서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의 전화 통화에 대한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2022년 12월 이후 푸틴 대통령과 숄츠 총리가 어떠한 비공개 접촉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독일의 관계가 사실상 ‘0’으로 격하된 것은 독일의 주도로 이뤄진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항상,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대화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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