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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연한 가을날, 서점에선 세계문학 ‘벽돌책’이 취향저격
숏폼 중독자 vs 벽돌책 탐닉자
미디어 소비도 극과 극 추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숏폼에 대항하는 두꺼운 벽돌책이 인기다. 콘텐츠 소비의 측면에서 매체의 양극화로도 읽히는 추세다.

3일 예스24에 따르면 최근 청년들의 힘든 삶을 투영한 ‘인간 실격’,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싯다르타’ 등 세계문학 시리즈 벽돌책이 3년 만에 판매 성장세로 돌아섰다.

세계문학 시리즈는 최근 3년간 역성장 했으나, 예스24 집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전년 동기(1/1~9/25) 대비 판매가 5.8% 증가한 것이다.

특히 세계문학 시리즈의 20대 구매 비율이 5년 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전자책(eBook)의 세계문학 구매 연령 역시 20대가 1위로 가장 높았다. 인지도가 높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eBook 구매 연령을 살펴보면 20대가 29.9%, 30대가 26.1%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세계문학 구매 비율이 증가하며, 세계문학 베스트셀러 동향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문학 하면 떠오르는 고전 작가들의 작품보다는 청년들의 힘든 삶을 투영하거나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도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세계문학 시리즈 베스트셀러 분석 시 청년들의 힘든 삶을 투영한 ‘인간 실격’,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싯타르타’, AI 시대에 더욱 관심이 커진 디스토피아 소설 ‘1984’ 등이 올랐다.

특히 2위에 오른 ‘인간 실격’은 1020세대가 구매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예스24 집계에 따르면 5년 전인 2019년 대비 10대의 구매는 약 10%, 20대는 약 9% 증가했다.

‘1984’는 21세기 사생활 침해가 문제 되는 고도의 정보사회에 던지는 경고를 담아 독서 모임 하기에 좋은 소설로 SNS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판매 성장률은 2024년 9월 2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또한 ‘힙불교’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여정을 그린 소설 ‘싯다르타’도 2030 사이에 화제가 되며 전년 동기 대비 26.8% 판매가 증가했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외에도 지난 4월 인기 아이돌 뉴진스 신곡 뮤직비디오에 노출되며 화제가 된 ‘순수의 시대’와 7월 배우 문가영의 추천을 받은 윌리엄 서머싯의 ‘면도날’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293.2%와 363.6% 급증하며 젊은 층의 세계문학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세계문학의 인기는 500쪽이 넘는 벽돌책, 세트로 구성된 긴 호흡의 고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쇼츠나 릴스에 ‘알고 보면 명언 제조기’, ‘막장 가족 탐구의 걸작’ 등으로 소개되며 권수가 많은 세트 도서들이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장 발장’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뮤지컬과 영화 ‘레 미제라블’의 원작 소설인 ‘레 미제라블 세트’는 2024년 9월 2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67.8% 판매가 증가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헤밍웨이 컬렉션 세트’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0%, 15.8% 증가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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