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경기남부경찰청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 열린 '제2회 재난희생자 신원확인(K-DVI) 훈련'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높은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진실을 추구한다.’
경찰이 과학수사 76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과학수사관 윤리규범’을 선포했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76주년 과학수사의 날’ 기념식에서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국민의 기대에 응답하기 위해 범죄의 초국경화나 AI 기술의 악용 등에도 대응하는 새로운 과학수사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948년 11월 4일 당시 내무부 치안국 내에 감식과를 신설한 날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마다 이날을 과학수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과학수사관 윤리규범’은 서문과 6개 조항(▷진실 추구 ▷중립성 유지 ▷증거 보호 ▷전문성 향상 ▷절차 준수 ▷인권 존중)으로 구성됐다. 이 규범에는 과학수사관들이 실무 과정에서 지켜야 할 윤리 원칙이 담겼다. 기존의 ‘과학수사 기본규칙’을 넘어서서 헌법의 가치를 반영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5명의 형사사법·법과학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경찰 내・외부 설문조사 결과와 의견을 바탕으로 윤리규범을 작성했다. 경찰은 앞으로 과학수사관 신규 임용과 교육에 이 규범을 활용한다.
더불어 이날 기념식에선 ‘과학수사 대상’ 수상자들이 상을 받았다. 김유훈 대한법의학회 회장, 임시근 성균관대학교 교수(과학수사학), 장성만 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계 경감 등이다. 경찰청은 2005년부터 법의학, 법과학, 경찰 과학수사 3개 분야에서 과학수사 발전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법의학 대상을 받은 김유훈 학회장은 법의전문가로, 지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법의관으로 근무했다. 이후에도 법의학전문가로 활동하며 변사, 살인사건 현장에서 검안을 통해 사망 원인을 밝혀내는 활약을 해왔다.
법과학 대상을 받은 임시근 교수는 국과수 유전자분석과 근무 경력을 포함해 27년간 법과학 분야에 종사한 인물이다. 그간 DNA 감정으로 사건 수사를 지원하고 관련법 제정에 역할을 했다.
경찰 과학수사대상을 받은 장성만 경감은 21년 경력의 과학수사관으로, 화재감식·현장감식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그간 밀양 대형산불을 비롯해 각종 화재·폭발사건에서 활약했다. 화재, 폭발 사건을 연구하고 외부에 소개하는 등 경찰의 화재감식 전문성 강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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