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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보편관세’ 무역장벽…'수출 엔진' 韓경제 충격파 촉각 [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 1기에선 중국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를 정조준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폈다면, 2기에선 '보편관세'를 내세워 포괄적인 무역장벽을 세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출을 핵심 동력으로 실물경제를 꾸려가는 우리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한층 강력해질 수 있는 '대(對)중국 규제'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득(得)보다 실(失)이 클 수 있다.

중국과 경합하는 일부 품목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여지는 있다. 다만 글로벌 경제 전반의 폭풍권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세계경제 전반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무역정책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고, 무역상대국과 동일한 관세율 적용을 원칙으로 하는 '상호무역법'을 제정하겠다는 게 골자다. 중국을 타깃으로 했던 '트럼프 1기'보다 한층 강화된 관세정책을 통해 무역 장벽을 더욱 높이겠다는 의미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상대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특히 취약한 구조다. 올해 역대 최고의 대미(對美) 수출액을 기록 중이던 상황이 되레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보편적 기본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율 인상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는 점도, 미국 내수위축으로 대미 수출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견제'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공약을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디-리스킹(de-risking) 노선과는 차별화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제품에는 60% 이상의 징벌적 관세율을 부과하고, 국가전략산업 대중 수출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차전지 등 일부 산업에서는 우리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도 나오지만, 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산업 대부분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디커플링으로 인한 반사이익보다는 중국 시장 침체로 인한 손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재정 및 국내·외 산업 구조 등 우리 경제 전반에도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에 법인세 혜택을 확대하는 인센티브가 늘어난다면, 대미 투자 비중이 큰 기업에는 프리미엄이 가능하다. 다만 국내 투자 측면에서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이 시작될 가능성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방영된 폭스뉴스의 '포크너 포커스'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에 4만2000명의 미군이 있다. 그들(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그들(한국)은 부유한 나라다. 아니,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달 초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타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대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이 진행되면서 큰 폭의 증액이 관철된다면, 가뜩이나 빠듯한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환율 변동성도 안정적인 거시정책 운용에 부담을 가할 수 있다. 트럼프식 관세장벽,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더뎌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대선일을 전후로 강(强)달러 현상이 뚜렷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확실성이 위험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기존 정부에서 맺었던 각종 경제협약이 불안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고 보편관세가 본격화하면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투자도 줄어들 것"이라며 "과거 대공황처럼 세계 경제 자체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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