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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상장사 3곳 중 1곳 '어닝 쇼크'…반도체·이차전지 '충격'
상장사 62% 영업이익 전망치 하회…35%는 10% 이상↓
코스피가 2560대에서 약보합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3곳 중 1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지난 7일까지 연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65곳이다.

이 중 102곳(61.82%)은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낮거나 적자 전환, 또는 적자 확대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10% 이상 하회한 상장사는 57곳으로, 집계 대상 상장사의 34.55%에 달했다.

발표 실적과 전망치의 괴리가 가장 큰 상장사는 심텍으로, 증권사들은 이 회사가 3분기 1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로 발표된 영업이익은 5억원에 불과해 괴리율이 -95.9%였다.

심텍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거시 메모리의 한계"라며 "8월 중순 이후로 고객사의 주문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주문 강도가 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영업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퓨처엠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해 괴리율이 -92.7%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OCI홀딩스(-77.3%), CJ ENM(-66.2%), 한화오션(-54.8%), HD현대(-50.2%), LG이노텍(-49.4%) 등이 시장의 눈높이에 크게 못 미쳤다.

삼성전자(-14.7%), 원익머트리얼즈(-33.7%), 해성디에스(-42.4%) 등 다수의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또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는 적자가 확대됐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전망치를 4.5%, 5.0% 하회하는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두드러졌다.

현대차(-7.5%), 기아(-7.4%)도 '어닝 쇼크'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

반면 시장 전망을 웃돈 상장사는 63곳(38.18%)으로, 이 중 36곳이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컨센서스 4억원의 15배에 달하는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원익IPS(91.3%), 현대리바트(76.5%), 아모레퍼시픽(51.7%), 카페24(50.9%), 유한양행[000100](47.7%) 등이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호실적을 냈다.

이들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47조2353억원으로 전망치인 50조1445억원을 5.8% 하회했다.

이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경기와 궤를 같이한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생산, 소비, 투자 전 부문에 걸쳐 증가세가 정체 또는 둔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수출수요가 견조하지만 확장적이지 않고 IT 이외 업종으로 수요 회복 확산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국내 증시가 이러한 실적 실망감을 이미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미국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빅 이벤트'가 마무리되며 경계감이 느슨해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의 금리 상승, 달러 강세 흐름에 되돌림이 나타나며 그동안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됐던 국내 증시가 '키맞추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실망감이 컸는데, 단기적인 대응 관점에서 이익 모멘텀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유틸리티, 조선, 증권, 화장품과 같은 업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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