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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AI에 많은 에너지 필요…‘양자컴퓨팅’이 해결책”
2024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 개최
올해 포럼 주제 ‘양자컴퓨팅과 노화’
김영훈 회장 “양자컴퓨팅·AI 융합 시 에너지 문제 해결”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진행된 ‘2024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대성그룹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슈퍼컴퓨터와 같은 최신 기술을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양자 컴퓨팅’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4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에서 양자 컴퓨팅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양자 컴퓨팅은 이진법 대신 양자 비트를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적은 전력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대성그룹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석학들과 인류 당면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성해강미생물포럼’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논의 주제를 과학 기술 전반으로 넓히기 위해 포럼 명칭을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으로 변경했다. 올해 포럼 주제는 양자 컴퓨팅과 노화이다.

1995년 대성그룹 경영에 참여한 김영훈 회장은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김 회장이 양자 컴퓨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양자 컴퓨팅이 에너지 절약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성그룹의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대성창업투자는 지난해 국내 최초 양자 컴퓨터 벤처 기업인 큐노바에 투자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에너지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AI가 발전하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양자 컴퓨팅과 AI가 서로 융합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주도권은 양자 컴퓨팅 기술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달려들고 있고, 중국도 모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양자 컴퓨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 연설자들은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갑진 카이스트 교수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암호 해결은 물론 신약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의 컴퓨터 기술을 통해 풀기 어려운 문제라도 양자컴퓨팅을 적용하면 문제 해결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양자컴퓨팅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는 물론이고 정부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도 정부의 투자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양자 컴퓨팅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핵심적인 기술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포럼 축사에서 “현 정부는 2030년까지 한국형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등 글로벌 4대 양자 컴퓨팅 국가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며 “양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발전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진행된 ‘2024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대성그룹 제공]

김 회장은 평소 시간이 있을 때 아이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공부하는 등 과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을 진행하는 것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식견을 얻기 위해서이다. 대성그룹 지주사인 대성홀딩스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개발업’을 추가했다.

김 회장은 “과학 기술의 혁신 없이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첨단 과학 기술은 경제 성장 견인차 역할을 넘어 산업 구조와 인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을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하는 플랫폼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포럼이 미래 과학 기술의 발전 방향을 바라보는 시야를 크게 확대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생명과학, 양자역학, AI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연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911년 벨기에 화학 기업 솔베이의 창립자인 어니스트 솔베이가 창설한 솔베이 회의가 과학 포럼으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도 솔베이 회의처럼 첨단 기술을 논의하는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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