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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주 압수수색” 건설노조에 수사정보 누설한 경찰관, 집유 확정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1심 징역 10개월 실형
2심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대법, 원심(2심) 판결 확정
대법원.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건설노조 간부에게 압수수색 일정 등 수사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은 경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0년 이상 경찰관으로 성실히 근무한 점이 참작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경필)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은 대구경찰청 소속 경위 A(46)씨에 대해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확정했다.

당시 A씨는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불법행위 특별단속계획’에 따라 첩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맡았다. 업무 과정에서 A씨는 건설현장 노보 간부 B씨의 ‘삥발이’(조합원이 없는 건설현장에서 발전기금 명목으로 금원을 갈취하는 범행)가 수사 대상이고, 피해 업체의 숫자는 약 40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를 알게 된 직후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B씨에게 “이번 주부터 압수수색 들어갈거야”, “지금 본부장 이름도 거론 되더라”, “삥발이하던 노조들은 다 수사 대상”이라고 말하는 등 압수수색 일정, 수사 대상자, 수사 대상 범죄 행위, 피해자의 숫자 등 수사 정보를 알려줬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이 직무상 비실을 누설했을 때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처벌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검찰은 A씨를 해당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은 “해당 정보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추측한 것에 불과하다”며 “직무상 얻은 공무상 비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A씨에게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압수수색 실시 계획, 구체적인 일시, 수사대상자 등은 당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A씨가 말한 내용이 공무상 비밀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양형의 배경에 대해 “경찰 직무의 공정성을 해쳤다”며 “경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범죄로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범행으로 인해 범죄수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발생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20년 넘게 경찰로서 성실하게 복무한 점을 참작한다”고 말했다.

2심에서도 유·무죄 판단은 같았다. 다만 집행유예로 감형이 이뤄졌다. 2심을 맡은 대구지법 형사 항소2-2부(손대식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을 택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고,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들이 있다”며 “이미 7개월 이상 구금 생활을 했다”고 봤다. 이어 “범행과 관련해 별다른 이익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을 택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2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2심)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집행유예형을 확정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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